정의감은 본능? 6개월 아기에게도 확인돼(연구)

선택 실험에서 생후 6개월 아기는 ‘정의의 편’을 선호했다.
메이와 마사코 교토대 교수 제공


약자를 돕는 정의감은 과연 인간의 본능일까. 최소 생후 6개월 아기부터 정의감을 갖고 있음이 실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 교토대 연구진이 생후 6~10개월 유아 총 132명을 대상으로 정의감을 갖고 있는지 구별할 수 있는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주고 선택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31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인간의 정의감은 타고난 것인지 학습으로 형성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미취학 3~5세 아동 단계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인형을 괴롭히는 인형으로부터 지키려는 행동 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부터 형성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물론 이번 연구로도 정의감이 인간의 본능인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최소 생후 6개월 때부터 정의감이 형성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카노코기 야스히로 특정조교와 메이와 마사코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공격자부터 피해자, 정의의 편, 그리고 방관자까지 네 유형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련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어 유아들에게 보여줬다.

첫 번째 영상은 공격자가 피해자를 공격할 때 정의의 편이 나타나 공격을 막고 또 다른 영상은 이때 방관자가 나타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영상을 교대로 4번씩 보여주고 정의의 편과 방관자의 실물 캐릭터를 유아 앞에 두고 어느 쪽을 만지는지를 살핀 것.

그 결과, 생후 6개월 유아 총 20명 중 17명은 정의의 편을, 나머지 3명은 방관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캐릭터의 색상과 움직임에 관한 유아의 지향성 등을 제거해 상세히 검토한 뒤 유아는 약자를 돕는 정의의 편을 선호한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카노코기 조교는 “인간 사회가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정의감이 필요하다”면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의감의 원형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메이와 교수는 이번 연구와 따돌림과의 연관성에 대해 “인간은 학습하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정의를 긍정하는 성향이 있지만, 폭력적인 장면을 보는 등의 성장 환경 속에서는 그런 성격이 바뀌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정의의 편이 약자를 돕는 애니메이션을 본 뒤 캐릭터를 선택하는 아기(메이와 마사코 교토대 교수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