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보안 검색대 바구니’ 화장실보다 더럽다 (연구)

사진=123rf.com


공항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관문인 보안 검색대의 물품 위생상태가 화장실보다 좋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학과 핀란드 국립건강보건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2016년 겨울 동안 헬싱키 반타공항 내 곳곳의 바닥과 벽, 사람들의 손이 닿는 물품의 표면 및 공기 샘플을 수 주간 채취했다. 샘플은 공항 이용객이 가장 많은 피크 시간은 7~9시, 11시~12시, 2~4시 직후 공항 직원이 청소를 하기 전 채취됐다.

그 결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전체 바닥과 벽 샘플 중 10%에서 검출됐으며,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검출된 곳은 소지품 보안 검색대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바구니로 나타났다.

신발이나 가방, 작은 소지품들을 올려놓는 이 플라스틱 바구니에서는 공항 내 가게나 계단, 여권 체크 카운터, 아이들 전용 놀이방 그리고 공항 곳곳의 공기에서 채취한 샘플 등을 통틀어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hRV)였다. 리노바이러스는 코감기를 유발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속한다.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채취한 샘플 중 그 어떤 화장실에서도 호흡기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보안검색대 플라스틱 바구니의 위생이 화장실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체로 화장실에서는 더욱 청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공항과 같은 많은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서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퍼지는지 알 수 있게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공항 내부 디자인을 결정하거나 정비를 할 때 위생적인 부분을 어떻게 신경써야 하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비엠씨 감염성질환(BMC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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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