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없는 국가일수록 남녀 모두 ‘꿀잠’ 잔다”(연구)



남녀가 평등한 나라에서는 남녀 모두 수면의 질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와 호주 멜버른대 공동 연구진이 유럽사회조사에 등록된 유럽 23개국의 유부남·녀 1만4143명의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국제 학술지 ‘결혼과 가족 저널’(Journal of Marriage and Famil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레아 루페너 박사는 “각국의 남녀는 모두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수면장애를 보고하고 있지만, 대개 여성은 자녀 때문에 잠이 부족하고 남성은 재정 문제 탓에 잠을 못 이룰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르웨이 같은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같이 성 평등 순위가 낮은 국가에서는 남녀 모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려는 한 국가의 노력이 남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루페너 박사는 “남성들은 양성평등을 통해 수많은 혜택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이 이들은 더 좋은 신체 건강과 더 큰 행복, 그리고 더 좋은 수면 상태를 보고하고 있다”면서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의 여성들 역시 더 좋은 건강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더 많이 배우자와 함께하고 있다고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급으로 집안일을 하는 것은 종종 자유 시간과 자기 관리를 희생하게 하므로 이보다 평등한 노동의 분배는 여성의 수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성 평등을 촉진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같은 영향은 일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루페너 박사는 “수면 부족은 집안일이나 양육과 마찬가지로 여성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여성들은 수면과 자기 관리의 권리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차별은 남성들에게도 나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일에 대한 재정적 압박은 양육과 마찬가지로 수면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 평등 순위가 높은 국가에서는 남성들의 부담이 덜하다. “이는 전통적인 성 규범을 없애면 수면에 대해서만큼은 남성이 여성만큼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루페너 박사는 설명했다.

사진=Wang Tom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