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뜨겁던 청춘의 발바닥을 위하여…부산 한국신발관
업데이트 2019 07 05 09:17
입력 2019 07 05 09:17
“고기잡이할 때는 그물이 되었다가 모래밭을 달릴 때는 자동차가 되고 허공을 내지를 때는 비행기가 되는 검정 고무신의 그 가변의 세계는 아직도 내겐 그리움의 세계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정호승 산문집. 2014>
191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일본에서 건너온 고무신이 고무화, 호모화(護謨靴)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1919년에는 경성 종로에 대륙고무공업소라는 최초의 고무신 공장이 생기고 1923년에는 수입 혹은 조선에서 생산된 고무신이 1100만 켤레나 될 정도로 고무신은 민족의 대표적인 신발이 된다.
# 한국 신발의 메카 부산,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1960년대에는 우리나라 대표 고무신을 만들던 신발 회사 6개가 부산에 몰려 있었고, 고무신을 만들던 기술을 기반으로 합성 피혁 신발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신발은 내수를 넘어 해외 수출 상품으로 효자로 등극하였다. 1962년 첫 신발을 수출한 이래 1971년에는 5000만 달러, 1975년에는 1억 9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보다 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OEM방식의 신발 생산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이루어지면서 자연히 부산의 신발 산업은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 부가가치 신발, 기능성 신발 시장을 목표로 하여 부산은 신발 산업의 부흥기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신발 수출 규모는 총 4억 8500만 달러에 달하며 이중 절반 정도의 성과가 부산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1, 2층에는 한국 신발 산업의 역사를 대형 DID(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와 키오스크 등 각종 멀티미디어 장비를 이용해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연예인, 영화 속 신발 등 특별한 신발도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다.
특히 4층부터는 신발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실습장 및 신발 업체들이 입주해 있을 뿐만 아리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현장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실시 중이어서 신발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신발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신발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만족감이 높을 듯하다. 전시규모가 크지는 않다.
2. 누구와 함께?
- 부산 진구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면 부담없이.
3. 가는 방법은?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백양대로 227
- 지하철 2호선 개금역(2번출구)에서 도보 7분
- 버스 : 129-1, 138-1, 160, 167, 169, 169-1(한국신발관 정문 버스정류장)
4. 특징은?
- 한국 신발의 역사를 잘 살펴볼 수 있다. 구입할 수 있는 신발의 종류는 많지 않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잘 알려져 있지도 않으며 관람객들도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영화 ‘1987’에서 배우들이 신던 신발, 신발의 역사관.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찾아가기가 힘들다. 전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많은 기대를 하지는 말기를.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k-shoes.kr/kr/
9. 부산 진구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어린이 대공원, 부산 서면 1번가, 삼광사, 전포카페거리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한국신발관은 작은 박물관이지만 신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전시관이다.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우리나라 수출 효자 상품이었던 신발에 관한 뜨거운 시간이 기록된 곳.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