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엄지에서 검지로 진화하다 -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업데이트 2019 10 17 14:01
입력 2019 10 17 14:01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는 거다” <만화 미생(未生) 中에서, 윤태호, 2012>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만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오죽하면 1997년에 제정된 청소년 보호법에 만화방이 ‘티켓다방, 소주방, 호프’와 같은 ‘유해환경’으로 지정될 정도였으니 만화를 대하는 어른들의 눈빛은 당연히 고울 수는 없었을 터. 그러하기에 동네 골목길, 어스름 가로등 불빛 아래 만화방 앞마당은 늘상 소동이 일어나는 공간이었다. 부지깽이나 솔 닳은 빗자루를 든 엄마의 손을 피해 달아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1980년대 도심 변두리의 흔한 풍경이었다. 만화는 여전히 미생(未生)이었고 탈선의 온상으로 여겨졌다.
#이현세 #허영만 # 윤태호 #강풀
이후 1960,70년대의 베스트셀러인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김산호, 1959), ‘꺼벙이’(길창덕, 1970) 등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만화의 최전성기였던 1980,90년대 추억의 만화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 1982)를 필두로 하여 ‘아기공룡 둘리’(김수정, 1983), ‘신의 아들’(박봉성, 1983), ‘오!한강’(허영만, 1987), ‘먼나라 이웃나라’(이원복,1987),‘임꺽정’(이두호, 1991), ‘누들누드’(양영순, 1995), ‘오디션’(천계영, 1998), ‘타짜’(허영만, 1999) 등을 관람객들은 직접 볼 수 있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식객’(허영만, 2002), ‘궁’(박소희, 2002), ‘그대를 사랑합니다’(강풀, 2007), ‘미생’(윤태호, 2012)도 상설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부천한국만화박물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2. 누구와 함께?
-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부모님들에게도 휴식과 독서의 시간이 존재할 수 있다.
3. 가는 방법은?
- 지하철이 가장 편하다. 7호선 삼산체육관역 5번 출구 (도보 3분 소요) /국철 1호선 부개역 2번 출구(삼산체육관 방향) 79번 한국만화박물관 하차 (10분 소요) /송내역 2번 출구(북부역 광장) 37번 버스 이용 한국만화박물관 하차(20분 소요) /87번 버스 이용 삼산실내체육관역, 상동호수공원 하차(25분 소요)
4.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관람의 특징은?
-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한국 만화의 모든 것들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본인만의 추억에 빠질 수 있는 만화책을 발견할 수 있다.
5. 유명도는?
- 주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은 편이다.
6. 꼭 가 볼 장소는?
- 상설전시관도 볼 것이 많지만 기획전시 작품들도 꼭 확인하자.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떡볶이 ‘학교가는 길’, 냉면 ‘삼도갈비’, 도너츠 ‘장수당’, 닭발 ‘송내불닭발’, 닭볶음탕 ‘정정아식당’, ‘찬우물 동치미국수’, ‘백령메밀냉면’
8. 홈페이지 주소는?
- 요금 및 운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www.komacon.kr/comicsmuseum/index.asp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웅진플레이도시, 아인스월드, 상동호수공원, 안중근 공원, 부천식물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의외로 볼만한 전시물들이 많다. 말 그대로 만화전문박물관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박물관다운 박물관. 가족 단위, 혹은 만화나 웹툰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는 공간! 한 마디로 우리나라 제일 큰 만화방이라고 보면 된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