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7점···뱅크시가 ‘동물 시리즈’ 그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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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11일 영국 런던의 한 경찰 박스에 수족관 그림을 그려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새로운 작품들이 1주일 사이에 7점이나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뱅크시가 지난 5일부터 런던 시내 곳곳에 7일 연속으로 동물 작품들을 공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뱅크시는 지난 5일 염소를 시작으로 코끼리, 원숭이, 늑대, 펠리컨, 고양이 등의 동물을 묘사한 작품을 런던 시내 곳곳에 깜짝 공개하고 있다. 특히 11일에는 런던 루드게이트 힐에 위치한 경찰박스에 물고기떼를 묘사한 뱅크시의 최신작이 공개됐다. 피라냐가 헤엄치는 반투명의 수족관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은 그러나 공공 기물손괴 혐의도 받고있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7점의 작품모두 자신의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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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10일 영국 런던의 에지웨어 도로에 고양이 그림을 그려 공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같은 이례적인 뱅크시의 작품 공개에 대해 현지언론들은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주로 사회적인 문제와 반전을 주제로 한 작품을 공개한 뱅크시가 영국 내 시위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등을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뱅크시를 후원하는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 측은 “이번 동물 시리즈는 암울한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시대에 대중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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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9일 영국 런던의 월섬스토우에 펠리컨 그림을 그려 공개했다. EPA 연합뉴스
한편 이번 뱅크시의 작품 역시 공개 직후 도둑들의 표적이 됐다. 위성 안테나 접시에 그려진 늑대 작품의 경우 곧바로 도난당했으며, 고양이 작품은 안전상의 이유로 제거됐다. 이처럼 공공연하게 도둑들이 뱅크시의 작품을 노리는 것은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일명 ‘얼굴 없는 화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뱅크시는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그렸다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분쇄되기 전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와 분쇄된 후 모습
특히 지난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15억 원)에 낙찰된 직후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그림이 액자 밑으로 통과하면서 여러 조각들로 갈갈이 찢겨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21년 ‘사랑은 휴지통에‘(Love is in the Bin)라는 이름으로 다시 소더비 경매에 올라 1860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300억 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