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 지진 더미서 구출된 소년, 14년 후 소방관 돼 동료 구하다 순직
박종익 기자
업데이트 2022 10 31 09:59
입력 2022 10 31 09:59
올해 23세의 차이 씨는 함께 산불 진압 중이었던 이 지역 소속 동료 소방관을 구조 중에 이 같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된 차이마오창 씨는 쓰촨성 원천현(汶川) 출신으로 지난 2008년 이 일대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 주택과 건물이 그대로 무너져내리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차이 씨가 살았던 주택 역시 당시 지진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는데, 그와 그의 가족들은 무너진 잔해 속에서 지진 발생 수일이 지난 후에 기적적으로 구조돼 현지 매체에 얼굴을 알렸던 인물이다.
차이 씨는 이후 줄곧 소방관이 돼 위기에 처한 이웃들을 구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는데, 실제로 그는 지난 2019년 중국 소방구조팀에 선발되면서 소방관으로의 삶을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알렸다. 이후 고향인 쓰촨성 산림 소방서 구조팀에 소속, 이 일대 지형에 익숙한 점을 활용해 총 7차례의 크고 작은 산불 진화에 나서는 등 활약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2022년 8월 그와 동료들은 충칭시에서 발생했던 산불 진압 임무를 마친 직후 현장에서 녹초가 된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사진이 공개돼 소셜미디어에서 또 한 번 그의 이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욱이 그는 최근 자신의 SNS에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의 사진을 공개, 새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매달 꾸준하게 저축하고 있다는 내용을 공유하면서 누리꾼들의 축하의 인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번 화재 진압 중 그가 사망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를 향한 조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비상관리부와 후난성 인민정부는 차이마오창 씨와 샤오젠창 등 이번 산불 진압 중 순직한 두 소방관에 대해 순직자로 승인하고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