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7000년전 네안데르탈이 만든 ‘예술품’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송현서 기자
업데이트 2023 06 22 13:32
입력 2023 06 22 13:32
프랑스 중서부의 한 동굴에서는 5만 7000년 전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손자국 등이 발견됐으며, 이는 프랑스에서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네안데르탈인 동굴 조각으로 기록됐다.
프랑스 투르대학 장-클로드 마르케 교수 연구진에 따르면, 중서부 상트르-발 루아르에 있는 라로슈-코타르 동굴 벽에는 손가락과 손바닥 등으로 새긴 표식 등이 남아있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각계 각층의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이 다수 발견된 바 있지만, 이들의 상징적 또는 예술적 표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네안데르탈인의 ‘작품’으로 알려진 상징적 표현물이 일부 남아있긴 하나, 그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그 결과 동굴에서 발견된 흔적의 모양, 간격, 배열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만든 작품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또 ‘광학 자극 발광 연대 측정법’(OSL Dating)을 이용해 동굴 내부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했다. 광학 자극 발광 연대 측정법은 지질매체에 포함된 석영 혹은 장석으로부터 방출되는 루미네선스(발광) 신호를 측정하는 연대측정법으로, 다양한 루미네선스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기술이 개발되어 50만년 이상의 연대까지 측정할 수 있다.
그 결과 해당 동굴이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역에 정착하기 훨씬 이전인 약 5만 7000년 전에 퇴적물에 의해 입구가 막히면서 폐쇄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광학 자극 발광 연대 측정 결과와 동굴 내에서 발견된 석기가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기술로 제작된 석기 뿐이었다는 사실 등을 미뤄 봤을 때, 동굴 내부 벽에 새겨진 조각들이 네안데르탈인의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동굴 벽의 무늬들은 비구상적 상징이기 때문에, 이에 숨겨진 의도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로슈-코타르 동굴 조각의 연대가 5만7천년 이전으로 밝혀졌고 이 지역 지층연대에 따르면 최고 7만5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면서 “이는 이 동굴이 유럽 전체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프랑스에서는 가장 오래된 인공 장식이 있는 동굴로 기록될 것임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 과학 도서관이 발행하는 권위 있는 온라인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