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해외에 호화 부동산 은닉에 바쁜 홍콩 고위 공직자들

고위 공직자의 해외 부동산이나 주식 보유를 금지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홍콩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해외 각국에 고가의 호화 부동산을 은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홍콩 행정부 소속 고위 공직자의 다수가 싱가포르, 호주, 영국, 캐나다 등 해외에 고가의 부동산과 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인권 단체 ‘홍콩 워치’가 확인해 공개했다고 16일 이 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1일 홍콩 정부가 행정부 소속 고위 공직자 22명의 해외 자산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해외에 어떠한 자산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홍콩 당국은 존리 새 행정장관과 홍콩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직책인 정무사 사장 천궈치, 홍콩 보안국 덩빙창 국장 등의 재산 보유 내역을 공개하며 이들이 해외에 개인 자산을 소유한 바가 없다며 고위 공직자 청렴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재산 내역이 공개된 직후, 인권단체 홍콩 워치와 현지 매체들은 이번에 연임한 홍콩 재경부의 쉬정위 국장과 주택국장에 새로 부임한 허용셴, 의무위생국장 노총모 등이 각각 싱가포르와 호주, 영국 등의 지역에 고가의 호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매체는 홍콩의 새 행정부 고위 공직자들 중 홍콩대 위원회 리궈장 주석과 보안국 정모즈 전 주석 등이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에 각각 두 채 이상의 호화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정협위원회 천칭루 위원은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에 두 채 이상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헝성은행의 양가오메이 전 총재는 호주 시드니에 고가의 호화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홍콩 인권 단체 홍콩워치는 ‘홍콩 고위 공직자들이 해외에 자산을 불법 은닉하지 말라는 시 주석의 지침을 무시하고 해외에 자산을 불법으로 숨겨놓고 있다’면서 ‘그들은 한편으로는 홍콩 주민들을 억압하는데 앞장서는 중국의 앞잡이 노릇을 자청하고 뒤로는 서방 국가에 부를 은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호주, 영국 등 세계 여러 국가들은 미국과 동일하게 홍콩 고위 공직자들이 해외에 은닉한 자산을 찾아, 이들의 자산 은닉을 제재해야 한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고위 공직자를 제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1월 당 징계 담당청에 “지도자급 고위 간부들은 반드시 가족의 규율과 윤리에 주의하라”면서 자녀 유학이나 해외 출장 등 적합한 이유 없이 고위 인사와 직계 가족들의 해외 금융 기관 계좌 개설을 금지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이 지침을 어긴 것이 적발됐을 시 당 간부의 승진을 제한하는 강경책을 공고했다. 

중국 중앙조직부가 지난 3월 공개한 내부 지침에는홍콩과 중국의 모든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해외에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 고위 공직자의 ㅎ해외 부동산이나 주식의 직간접적 보유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