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관광객, 인증샷 찍다 야생코끼리에 밟혀 사망…“모두 말렸는데” [핫이슈]

남아공 필라네스버그 국립공원에서 사파리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탄 차량을 들어올리는 야생 코끼리의 모습. 기사와 관계없음. 자료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하던 스페인 국적의 40대 관광객이 사파리 투어 중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하네스버그 북서쪽으로 약 210㎞ 떨어진 필라네스버그 국립공원을 방문해 사파리 투어를 즐겼다.

당시 이 남성은 약혼녀를 포함한 일행 3명과 함께 사파리 전용 차량에 탑승해 있다가, 야생 코끼리 무리를 발견한 뒤 사진을 찍고 싶다며 차에서 내렸다.

그때 어미로 보이는 암컷 코끼리가 남성에게 달려들었고, 피할 틈도 없이 무리에 있던 새끼 코끼리들도 달려와 꽁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남성은 현장에서 코끼리에게 짓밟혀 사망했다.

현지 관광청 측은 성명을 통해 “사망한 관광객의 동승객과 함께 사파리를 즐기던 다른 승객들디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차에서 내려 코끼리에게 다가갔다”면서 “코끼리 무리는 사망한 관광객을 제외하고 차량에 탑승해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격성도 보이지 않은 채 멀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사망한 관광객)이 다가오자 야생코끼리들이 놀라거나 흥분해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미 코끼리가 새끼를 지키기 위한 흔한 행동”이라면서 “많은 관광객이 코끼리의 위험을 깨닫지 못한 채 가까이 다가간다”고 덧붙였다.
야생 코끼리 가족 자료사진. 사파리 투어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아프리카에서는 관광객이 투어 도중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AP
현지 관광청 측은 관광객에게 야생동물의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본성에 대해 매번 설명하고 있으며, 사파리 관광객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차량 내에 머물러야 하고, 차량과 동물 사이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파리 투어를 하는 동안 항상 동물이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하고, 특별히 지정된 구역에서만 하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사파리 여행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2021년에는 크루거국립공원에서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코끼리에게 목숨을 잃었다.

짐바브웨에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야생동물에 의해 사망한 사람이 50명, 부상자는 약 90명에 달한다. 사람을 공격한 동물 대부분이 코끼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