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헬기 불태운 러 10대 소년들···“범행 사주받아” 주장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10대 소년 2명이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노야브르스크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Mi-8 헬리콥터에 불을 질렀다. 꼬리 부분만 남긴 채 타버린 헬리콥터의 모습. 사진=텔레그램 매체 바자 제공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10대 소년 2명이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노야브르스크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Mi-8 헬리콥터에 불을 질렀다. 꼬리 부분만 남긴 채 타버린 헬리콥터의 모습. 사진=텔레그램 매체 바자 제공


러시아 10대 소년 2명이 수백억 원 짜리 헬리콥터를 불태웠다고 텔레그램 매체 바자(BAZA) 등 현지 언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러시아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노야브르스크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Mi-8 헬리콥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헬리콥터는 야말로네네츠자치구 석유 및 가스 인프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돼 왔으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에 따르면 Mi-8 1대당 가격은 최대 1500만 달러(한화 약 20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현지에 거주하는 13세 소년과 14세 소년 2명은 사건 당일 비행장으로 몰래 잠입한 뒤 헬리콥터에 가연성 액체를 뿌렸다. 이후 소년들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가연성 액체를 향해 던졌고 이내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수백억 원짜리 헬리콥터의 꼬리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완전히 타버렸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해당 헬리콥터를 다시는 쓸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10대 소년 2명이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노야브르스크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Mi-8 헬리콥터에 불을 질렀다. 꼬리 부분만 남긴 채 타버린 헬리콥터의 모습. 사진=텔레그램 매체 바자 제공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10대 소년 2명이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노야브르스크비행장에 세워져 있던 Mi-8 헬리콥터에 불을 질렀다. 꼬리 부분만 남긴 채 타버린 헬리콥터의 모습. 사진=텔레그램 매체 바자 제공


두 소년은 헬리콥터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체포됐다. 현재 이들은 얼굴과 손 등 신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누군가 텔레그램을 통해 ‘임무’를 완수하면 500만 루블(약 7400만 원)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두 소년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상태인 것으로 보아, 헬리콥터를 못 쓰게 만드는 행동이 아버지를 조금 더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방법이라 여겼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Mi-8 헬리콥터 자료사진
Mi-8 헬리콥터 자료사진


현지 경찰 관계자는 “소년들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비행장 울타리에 난 구멍을 통해 비행장 내부로 들어왔다”면서 “현재 이들은 무장한 경비원들의 감시 속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러시아 공군은 전쟁 및 전투와 관련 없는 사건·사고로 인한 항공기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네덜란드 군사정보 웹사이트 ‘오릭스’를 인용해 개전 후 러시아는 최소 144대의 헬리콥터를 잃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본부는 파괴된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총 328대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조사 당국은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소년들의 범행 뒤에 배후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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