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엄마 몸 속에서 자라듯…태아처럼 크는 아기 행성 포착
입력 2019 08 22 10:21
수정 2019 08 22 10:21
ALMA는 칠레의 고산 지대에 건설된 거대 전파 망원경 집합체로 66개의 대형 안테나가 하나의 거대한 전파 망원경처럼 작동해 먼 우주를 관측한다. 이름처럼 밀리미터 및 서브 밀리미터 파장(구체적으로 0.3-9.6mm)을 관측하는데, 가스나 먼지가 많은 조건에서는 이렇게 파장이 긴 쪽이 광학 망원경보다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가스 성운 안쪽에서 생긴 아기 별과 그 주변 환경을 관측하는 일은 광학 망원경보다 ALMA 같은 전파 망원경이 훨씬 유리하다.
호주 모나쉬 대학의 크리스토프 핀트 박사와 그 동료들은 ALMA를 이용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별인 HD97048 주변에 생성 중인 원시 행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물론 아무리 ALMA의 분해능이 뛰어나도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행성의 중력에 의해 주변 가스 디스크가 변형되는 것을 관측하는 일은 가능하다. (사진)
연구팀은 이론적 모델을 통해 가스와 먼지 디스크에서 생성 중인 원시 행성의 중력이 이런 독특한 형태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가설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흐르는 시냇물 중간에 있는 바위처럼, 디스크 중간의 행성은 가스와 먼지의 흐름을 변형시킨다. 이 행성은 목성 질량의 2-3배 정도 크기로 현재 주변에서 가스와 먼지를 흡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ALMA의 관측 이미지는 어머니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태아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렇게 생성 중인 행성의 모습을 관측한 경우는 아직 손으로 셀 정도로 드물다. ALMA는 같은 방법으로 2015년에 다른 원시 행성을 발견한 후 이번에 두 번째 원시 행성을 발견했다. 이 원시 행성들은 목성형 가스 행성의 생성 비밀을 풀 단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관측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