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혜성 67P서 ‘생명체 구성물질’ 인(燐) 마침내 찾았다
윤태희 기자
입력 2020 12 06 10:30
수정 2020 12 06 10:31
그런데 핀란드 투르크대 연구진은 인을 마침내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생명체에 필요한 중요 원소를 모두 혜성에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혜성은 태양계 바깥 오르트 구름이나 카이퍼 벨트로부터 오기에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그곳은 태양계가 형성됐을 때 열적 변성을 받지 않은 영역으로, 혜성은 태양계 초기 정보를 저장하고 있어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혜성은 초기 지구에 생명의 원료가 되는 유기물이나 해양의 근원이 된 물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생명체의 탄생에는 탄소와 수소, 질소, 산소, 인 그리고 황이라는 6개 원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중 탄소와 수소, 질소 그리고 수소는 혜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요 성분이다. 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혜성 67P에서 발견한 바 있다. 다만 인만은 우주에서도 매우 드문 원소라서 지금까지 혜성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만일 이를 찾지 못하면 생명의 구성물질을 혜성이 가져왔다는 가설을 완성할 수 없던 것이다.
연구진은 로제타에 탑재된 혜성 2차이온질량분석기(COSIMA)를 사용해 혜성 근처에서 수집한 먼지 입자를 분석했다. 분석은 지구에서 원격 제어로 수집한 먼지를 선별, 질량분석기로 측정한 것이다. 그러자 고체 입자 가운데 인 이온(P+)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는 인산염 광물이 인의 공급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견된 인이 더욱더 환원돼 아마 더욱더 용해성이 높은 형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에 필수적인 6개의 원소인 탄소와 수소, 질소, 산소, 인 그리고 황이 고체인 혜성 물질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발견은 아직 젊었던 지구에 이들 원소를 혜성이 가져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또 이번 조사에서 혜성의 먼지 속에서 불화탄소 이온(CF+)도 감지했다. 이 불화탄소 이온이 혜성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현재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원소에 대해 “기묘한 발견”이라고도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월간보고(MNRAS) 최신호(12월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