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무려 134억 광년…우주에서 가장 먼 ‘최고령 은하’ 발견
박종익 기자
입력 2020 12 22 10:47
수정 2020 12 22 10:47
일본 도쿄 대학 천문학부 노부나리 가시카와 교수는 우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를 찾아, 그 은하가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연구해왔다. 가시카와 교수는 “선행 연구에서 GN-z11 은하는 관측사상 지구에서 가장 먼 은하로 추정되었는데, 그 거리는 무려 134억 광년으로 나왔다”면서 “이 엄청난 거리를 측정하고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1광년은 약 10조㎞이므로, 134억 광년은 134 밑에 0이 30개가 붙는 어마무시한 거리다.
GN-z11 은하가 지구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 거리를 결정하기 위해 가시카와 연구팀이 사용한 방법은 은하의 적색이동(redshift)이다. 적색이동이란 일종의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로, 가시광을 포함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물체가 파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운동할 때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이다. 가시광 영역에서 파장이 길어지면 스펙트럼 상에서 붉은색 쪽으로 치우쳐져 보이기 때문에 적색이동이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천체가 우리로부터 멀어질수록 적색이동 값이 커진다.
“우리는 특히 자외선 영역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이는 해당 은하의 화학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는 전자기 스펙트럼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가시카와 교수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GN-z11 스펙트럼에서 여러 차례 이 신호를 감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지만 허블 망원경조차도 이 은하가 방출한 자외선을 충분히 분석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 연구팀은 지상 기반의 첨단 분광기인 MOSFIRE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 분광기는 하와이 케크 I 망원경에 장착되어 있다. 이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연구팀은 GN-z11 은하가 방출하는 빛을 보다 자세히 분석할 수 있었으며, 이 발견이 또 다른 관측으로 확인된다면 GN-z11 은하는 관측사상 우주에서 가장 먼 최고령 은하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논문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저널 12월 14일자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