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실패한 별’ 갈색왜성의 생김새는 목성과 판박이 (연구)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루만 16B의 외형. Credit: Daniel Apai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루만 16B의 외형. Credit: Daniel Apai
갈색왜성은 별이 되기에는 질량이 너무 작고 행성이라고 하기에는 무거운 천체다. 대략 목성 질량의 13-80배 사이에 있는 천체로 수소 핵융합 반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질량이 부족하지만, 행성과는 달리 미약한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다만 별보다 차갑고 어두워 강력한 천체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우주에 매우 흔한 존재임에도 많은 비밀을 간직한 천체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이제까지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갈색왜성이 목성보다 훨씬 무겁지만, 지름은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기 역시 목성처럼 강력한 폭풍이 몰아치는 환경으로 적도를 따라 여러 개의 줄무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작고 어두운 천체라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갈색왜성이라도 그 표면을 직접 관측하기는 어렵다.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팀은 나사의 행성 사냥꾼인 TESS (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데이터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갈색왜성인 루만 16 (Luhman 16)의 표면 구조를 분석했다.

루만 16은 지구에서 6.5광년 떨어진 갈색왜성 쌍성계로 알려진 천체 가운데 태양계에서 세 번째로 가까이 있다. 하지만 갈색왜성이 워낙 어둡다 보니 불과 10년 전에야 그 존재가 확인됐다. 이 갈색왜성 쌍성계는 지구 – 태양 거리의 3배 정도 되는 거리를 27년 주기로 공전한다. 루만 16A는 목성 질량의 34배, 루만 16B는 목성 질량의 28배에 달한다.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찾아내고 퇴역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후계자인 TESS는 본래 외계 행성을 찾아내기 위해 수많은 별의 밝기 변화를 관측하는 장치다. 행성이 우연히 별 앞을 지날 때 밝기가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TESS는 루만 16 쌍성계의 밝기 변화 역시 관측했다.

연구팀은 100회에 달하는 TESS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루만 16 쌍성계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밝기가 변한 것은 균일하지 않은 표면을 지닌 천체가 자전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갈색왜성이 태양처럼 비교적 균일한 표면을 지녔다면 자전에 따라 밝기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연구팀이 생각한 가장 가능성 있는 외형은 목성과 유사한 줄무늬 패턴과 함께 극지방에는 목성이나 토성처럼 강력한 소용돌이 폭풍이 존재하는 경우다.

갈색왜성이 목성보다 수십 배 큰 질량과 훨씬 높은 표면 온도 (루만 16A는 1350K, 루만 16B는 1210K)에도 불구하고 목성과 유사한 대기를 지닌 이유는 아직 모른다. 더 자세한 연구를 위해서는 역시 표면을 직접 관측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대신할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많은 것이 베일에 가려 있지만, 과학자들은 결국 갈색왜성의 실체를 밝혀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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