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초신성 폭발 일어나는 현장, 사상 최초 관측 성공
윤태희 기자
입력 2022 01 16 13:50
수정 2022 01 16 18:01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은 생애 마지막에 적색거성으로 진화했다가 대폭발로 별의 일생을 끝내는데,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 한다. 신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늙은 별의 임종이다. 옛날 망원경이 없던 시대에 갑자기 밝은 별이 나타난 것을 보고 신성이라 불렀을 뿐이다.
이런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그 밝기는 한 은하를 초월할 정도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극적인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우리은하에서는 10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나는데, 희한하게도 400년 전 연달아 초신성 폭발이 있은 후 이제껏 잠잠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외부은하에서 터지는 초신성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했다. 관측 연구팀은 하와이에서 망원경을 사용해 2020년 여름 적색 초거성 관측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9월 한 적색거성이 ‘SN 2020tlf’로 명명된 초신성 폭발로 별의 생애를 끝냈다. 이 초신성 폭발에 대해 연구팀은 "가장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폭발한 별은 태양 질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적색 초거성으로, 지구에서 약 1억 2000만 광년 떨어진 NGC 5731 은하에 있는 별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천문학자들은 2020년 1월에 시작해 폭발 후 거의 1년 동안 여러 망원경에서 초신성을 포함한 이 지역의 관측 자료를 수집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망원경 닐 게렐스 스위프트 천문대는 별이 폭발한 후 작업에 합류했다.
일부 기록 보관소의 관찰과 함께 이 모든 정보는 과학자들에게 별이 마지막 날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이번 성과는 적색 초거성의 마지막 과정에 대한 이제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했을 때 폭발 전의 적색 초거성은 비교적 온화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연구의 선임 저자이자 UC 버클리의 천문학자인 라파엘라 마르구티 박사는 같은 성명에서 “이는 마치 시한폭탄을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죽어가는 적색 초거성에서 그렇게 극적인 방출과 폭력적인 활동을 확인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초신성 사건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수개월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적색 초거성 사전 분출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이콥슨-갈란 연구원은 “이 발견으로 밝혀진 모든 미지의 사실에 가장 흥분된다”면서 “SN 2020tlf와 같은 사건을 더 많이 감지하면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를 규명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룰 것이며, 나아가 관측자와 이론가를 결합해 거성이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기대를 나타냈다.
연구 성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1월 6일자에 게재됐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