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 바다와 화산으로 가득한 불지옥 외계 행성 포착 [아하! 우주]
고든 정 기자
입력 2024 05 20 09:25
수정 2024 05 20 09:25
이오가 다른 위성의 중력에 끌려 타원 궤도를 돌게 되면 목성과의 거리에 따라 중력이 달라져 위성 내부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된다. 그 마찰열로 인해 지구보다 훨씬 작은 위성 내부가 뜨겁게 녹아 화산으로 분출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몬트리올 대학 과학자들이 작년에 보고한 외계 행성 LP 791-18 d는 궤도를 감안하면 이오와 비슷한 화산 활동이 일어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스티븐 케인이 이끄는 연구팀은 NASA의 행성사냥꾼인 TESS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이오보다 더 심한 화산 행성의 증거를 포착했다. 지구에서 66광년 떨어진 별인 HD 104067는 이미 가스 행성의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별의 앞을 지나는 행성이 주기적으로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을 포착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찾아내는 TESS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사실 두 개의 암석 행성이 안쪽에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 행성 가운데 가장 안쪽 행성인 TOI-6713.01은 모항성에 너무 가까울 뿐 아니라 다른 행성의 중력에 영향을 받아 내부가 펄펄 끓어오르는 상태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 외계 행성은 화산 활동이 이오처럼 매우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TOI-6713.01이 이오보다 더 뜨거운 불지옥 행성인 이유는 별에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TOI-6713.01의 표면 온도는 화산 활동과 상관없이 이미 섭씨 2300도 이상이다. 여기에 화산까지 여기저기서 분출하면 불지옥 행성이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다.
태양계에는 이렇게 별에 딱 붙어 공전하는 행성이 없지만, 외계 행성은 이미 여럿 발견됐다. 상당수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이라는 가스 행성이지만, 최근 잇따라 지구 같은 암석형 행성이 발견되고 있다. 지구 같은 암석 행성 역시 우주에 흔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과학자들이 찾는 제2의 지구못지 않게 제2의 이오도 우주에 흔한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