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미국에 바다는 골치 아픈 존재다. 미 해군과 공군이 일본 등에 주둔하고 있지만, 태평양에 산재한 여러 섬에 접근하기 위한 해군 수송선은 느리고, 수송기는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가진 섬이 많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중반 미 국방부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은 지면 효과를 이용하여 수상에서 뜨고 내릴 수 있어 활주로가 필요 없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저비용의 지면효과 비행정을 개발하기 위해 리버티 리프터(Liberty Lifte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DARPA의 리버티 리프터 프로그램 웹사이트에는 1) 다양한 조건에서 해수면 상공을 낮게 비행하는 장거리 비행에서 효율적으로 작동, 2)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10,000피트(3000m)까지 비행 고도를 유지하면서 항속 거리 제한 없이 비행 가능, 3) 기존 해상 수송 플랫폼을 훨씬 능가하는 속도로 대형 페이로드를 효율적으로 운송, 4) 선박 제작에서 저비용 제조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 제공이 목표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밝히지 않았는데, 비행 고도는 10,000피트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에 더해 해수면으로부터 100피트(30m) 미만에서의 비행 능력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6500해리(12,000km) 항속거리, 해상상태 4에서 해수면 이착수 가능, 90톤을 운반하는 미국 국방부의 중량물 운반 요건 충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면효과는 구소련이 개발했던 A-90 오리노코나 카스피해의 괴물이라 불렸던 프로젝트 903 룬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카스피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실험적인 운용 수준에 그쳤다. 현재는 싱가포르 등에서 일부 소형 지면효과기가 상업적 운송에 일부 사용되고 있는 정도다. DARPA는 2023년 2월 제너럴아토믹스 에어로노틱스 시스템(GA-ASI)과 보잉 자회사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의 두 개 회사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DARPA는 두 회사의 설계를 검토한 끝에 2024년 5월 9일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사를 2단계 사업자로 선정했다.
리버트 리프트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C-17 수송기와 거의 같은 크기와 용량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시연 프로그램 단계에서는 C-130 수송기 정도로 축소되었다. 다만, DAPA는 2025 회계연도 예산 문서에서 개념이 작동한다는 것이 입증되면 미래의 리버트 리프트 항공기는 C-17 규모로 제작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리버티 리프트의 비행 시험은 2028년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리버트 리프트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미 해병대의 중형 상륙함(LSM)과 함께 태평양에서 분산 작전을 통해 수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해군을 억제하기 위해 대함 능력을 갖출 정밀타격미사일(PrSM)을 탑재한 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과 NSM 대함미사일을 운용하는 네메시스(NMESIS)를 빠르게 해안으로 상륙시키고 이탈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