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소행성 베누, 알고보니 자전속도 점점 빨라진다…이유는?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와 80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만든 이미지. 사진=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University of Arizona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와 80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만든 이미지. 사진=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University of Arizona
미 항공우주국(NSAS)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은 소행성 베누(101955 Bennu)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지상 관측으로는 밝히지 못했던 의외의 사실이 자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대학의 마이크 놀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베누의 자전 속도가 100년마다 1초씩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루가 100년마다 1초씩 빨라지고 있다. 이는 대단한 차이가 아닌 것처럼 들리지만, 이 효과는 수억 년 이상 누적된다. 따라서 현재 자전 주기는 4.3시간이지만, 과거에는 이보다 훨씬 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자전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다. 에너지 보존 법칙을 생각하면 별도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자전 속도가 그냥 빨라질 순 없다. 베누는 작은 소행성이지만, 그래도 지름 500m 정도 되는 천체로 질량도 최소 6000만t에 달해 자전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힘의 근원은 태양 에너지이다.

소행성 역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한 낮과 밤이 존재한다. 대기와 물이 없는 작은 소행성은 낮인 부분은 금방 뜨거워지고 반대로 밤인 부분은 금방 차가워진다. 이로 인해 소행성에서 나오는 복사 에너지도 낮과 밤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소행성에서 방출하는 에너지의 차이는 YORP 효과(Yarkovsky-O‘Keefe-Radzievskii-Paddack effect) 혹은 야르콥스키 효과라는 힘을 만든다. 물론 이 힘은 강하지 않지만, 소행성을 한쪽 방향으로 계속 밀어 궤도를 바꿀 수 있다. 지구 같은 큰 행성은 영향이 미미하지만, 질량이 작은 소행성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소행성 베누 북반구의 와이드 앵글 이미지(왼쪽), 2장의 클로즈업 이미지.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소행성 베누 북반구의 와이드 앵글 이미지(왼쪽), 2장의 클로즈업 이미지.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놀란 교수 연구팀은 과거에도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베누의 YORP 효과를 관측했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궤도를 측정한 결과 베누의 궤도가 160km 정도 예측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YORP 효과로 설명된다. 이번에 오시리스-렉스의 근접 관측을 통해 연구팀은 YORP 효과로 자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한 것이다. 이는 소행성이 구형이 아니라 다소 울퉁불퉁하고 비대칭인 표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힘을 많이 받는 것과 연관이 있다.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의 공전 궤도는 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YOPR 효과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따라서 오시리스-렉스 탐사 데이터는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소행성 충돌 위험을 예측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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