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다”…인도서 8명에 집단 강간 당한 女관광객, 얼굴 공개한 이유
송현서 기자
입력 2024 03 07 07:08
수정 2024 03 07 07:08
지난 1일 오후 동부 자르칸드주(州) 둠카를 여행하던 페르난다(28)는 텐트에서 자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게 폭행에 이어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그녀는 남편과 함께 수개월째 오토바이를 타고 인도를 여행 중이었으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텐트 내부에서 남편과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남편은 괴한들의 폭행으로 아내를 보호할 수 없었고, 여성은 폭행과 함께 이어진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폭행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졌다”면서 “그들은 나를 강간했고, 교대하며 2시간 정도 현장에 머물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페르난다는 자신이 피해자인 끔찍한 사건이 널리 알려진 것과 관련해 “나는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모든 사람에게 말해줄 것”이라며 “나는 부끄럽지 않다. 왜냐하면 이 일은 나의 잘못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이런 괴물들이 (내 주위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당신과 (사건을 겪은) 나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가 뭐라고 하든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 “나는 살아있을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그 기회를 통해 내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 총 8명을 검거했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변치 않는 ‘강간 공화국’…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자 발생2012년 델리에서 발생해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여대생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 이후 인도는 ‘강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안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2012년 당시 남성 6명이 버스에 탄 23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뒤 신체를 훼손해 13일 만에 숨지게 한 해당 사건은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이 사건 이후 인도는 상습 성폭행범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등 강간처벌법을 새로 제정했지만, 여전히 매년 수만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매일 약 90건의 성폭행이 발생했다. 여전히 사회적 계급과 성별에 따른 차별이 존재하는 인도에서는 실제 피해 건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해자 또는 가해자들이 도리어 피해자에게 오명을 씌우거나, 경찰 조사에 대한 불신이 심한데다, 가족이나 친족에 의한 성폭행 발생도 잦아 여성들의 신고 건수가 실제 피해 건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송현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