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코끼리도 사람처럼 서로 이름 부른다 [와우! 과학]

케냐 북부에서 어미 코끼리가 자신의 새끼들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이끌고 있다.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케냐 북부에서 어미 코끼리가 자신의 새끼들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이끌고 있다.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아프리카 코끼리가 사람처럼 서로 이름을 부르며 소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행동생태학자 마이클(미키) 파르도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들이 개별적인 이름과 같은 호칭 소리를 배우고 인식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이날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4년간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삼부루 국립보호구에서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 100여 마리가 다른 개체를 부르는 울음(우르릉) 소리 469건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들 소리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로 분석해 이름이 불려진 코끼리 17마리(27.5%)를 찾아냈다. 이를 통해 해당 코끼리들에게 녹음을 들려줬다.

그 결과 각 코끼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평균적으로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코끼리는 다른 소리보다 해당 소리에 더 열정적으로 행동하고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로 다가갔다.
케냐 삼부루 국립보호구의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코끼리 가족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케냐 삼부루 국립보호구의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코끼리 가족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코끼리들은 또한 사람처럼 대화할 때마다 항상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 자란 코끼리가 어린 코끼리를 부를 때나, 먼 거리에서 대화할 때 이름을 부르는 빈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코끼리의 이 같은 호칭 체계가 소리를 내 상대를 부르는 개체로 알려진 돌고래와 앵무새 등과는 다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와 앵무새도 특정 소리로 상대를 부르지만 이는 상대의 소리를 흉내내는 방식이다.
케냐 에와소 응기로 강에서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새끼 코끼리의 도와달라는 울음소리에 암컷 코끼리 한 마리가 반응하고 있다.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케냐 에와소 응기로 강에서 아프리카 코끼리 무리가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새끼 코끼리의 도와달라는 울음소리에 암컷 코끼리 한 마리가 반응하고 있다. / 사진=조지 위트마이어
미국 CBS 방송은 연구팀이 코끼리가 개별적인 호칭을 가진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이는 “이전에는 인간의 언어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콜로라도주립대의 조지 위트마이어 박사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며 해당 연구를 수행한 파르도는 “이런 방식으로 서로 말을 걸기 위해서 코끼리는 특정 소리를 특정 개인과 연결하고 그 소리를 이용해 해당 대상의 주의를 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정교한 학습 능력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특히 “임의로 정한 이름으로 상대를 언급하려면 어느 정도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위트마이어 박사도 “이번 연구는 코끼리가 얼마나 영리하고 흥미로운 존재인지 보여준다”며 “이것이 코끼리의 보존과 보호에 관한 더 큰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는 주로 밀렵과 토지 개발로 인해 개체수가 계속 감소함에 따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종으로 분류될 만큼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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