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끝나도 최대 5년 정신적 악영향 지속된다” (연구)

청소년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른바 '왕따'와 집단괴롭힘(이하 왕따)이 정신 건강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왕따가 끝나도 최대 5년까지 정신적인 악영향이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왕따는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영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번 연구 결과의 가장 큰 의미는 왕따가 끝난다고 해도 정신건강을 일으키는 여러 악영향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남는다는 점을 확인한 점이다.

이번 연구는 과거에 진행된 논문을 재분석해 이루어졌으며 그 대상은 11~16세 사이 총 1만 1108명의 청소년들이다. 연구를 보면 11세 시절 왕따를 당한 청소년들의 경우 근심, 우울증,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등등 여러 정신적 문제를 겪는 비율이 높았다. 또 왕따가 끝나고 2년이 지나도 이같은 여러 정신적 증상의 대부분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됐다. 그러나 5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정신적 문제는 사라지는데 다만 피해망상 등은 끈질기게 남아 왕따당한 기억이 있는 청소년들을 괴롭혔다.

연구를 이끈 장 밥티스트 핑고우 박사는 "왕따는 분명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것"이라면서 "이번 결과는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회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따의 악영향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인지하게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년 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도 청소년기 왕따가 성인인 18세가 되서도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했다. 13~18세 사이의 자국 내 학생 총 6000명을 추적 관찰한 논문에 따르면 13세 때 1주일에 한 번 이상 심한 왕따를 당한 학생의 경우 5년이 지난 18세 때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14.8%에 달했다. 이는 왕따를 당하지 않는 학생과 비교해 2배에 달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