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문에 끼여 죽은 반려견, 만취한 견주의 ‘목줄’이 원인 [여기는 중국]
송현서 기자
입력 2022 11 18 11:58
수정 2022 11 18 11:58
중국 쑤저우에 사는 남성 A씨는 지난 15일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했으나 집에 돌아온 직후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집 앞 산책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A씨는 만취 상태로 홀로 걸을 수도 없는 인사불성의 상황이었다. 신발도 신지 못한 인사불성 상태의 그는 승강기 안에서 1층 버튼을 누른 채 곧장 바닥에 쓰러져 깊은 잠에 들었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그가 반려견 두 마리에 채운 목줄을 그대로 손에 꼭 쥔 채 깊은 수면 상태에 빠졌던 것.
그 사이 승강기는 작동했고 문이 여닫치기를 수차례 반복되는 동안 A씨의 반려견 두 마리는 평소처럼 승강기가 이동해 문이 열리자 문밖으로 자연스럽게 나갔다. 문밖으로 나간 반려견들은 곧장 몸을 돌려 주인인 A씨가 따라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 것은 오히려 A씨였던 셈이다.
이때도 A씨는 승강기가 이동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반려견 두 마리가 승강기 문밖으로 나간 사이 문이 닫히는 불상사가 발생했던 것.
그 사이 팽팽하게 당겨진 목줄에 반려견들은 목이 조여왔고, 승강기가 1층으로 향하는 동안 그가 쥔 목줄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A씨가 정신없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사이 문 사이에 끼인 반려견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질식해 현장에서 죽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또 다른 반려견 한 마리는 호흡 곤란으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돼 구조대에 의해 인근 동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웃 주민들이 A씨 반려견들의 처참한 상황을 목격, 구조대에 신고할 때까지도 A씨는 여전히 술에 취해 승강기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A씨는 안전하게 구조됐지만 이번 사고로 반려견이 처참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견주 역시 큰 충격에 빠진 상태로 알려졌다.
승강기 안전전문가들은 사건과 관련해 “견주들은 승강기 이용 시 가급적 반려견을 안고 타거나 두 다리 사이에 위치시켜 위험천만한 상황을 미연에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