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그 시절을 추억하는 특별한 공간 ‘LP카페’ [여니의 시선]
입력 2024 04 24 10:05
수정 2024 05 03 18:01
돌담을 따라 들어가 카페의 문을 여는 순간, 실내에 가득 퍼져 있는 오래된 LP판에서 나오는 음악의 진한 향기가 나를 맞이했다. 이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예술과 역사가 숨 쉬는 곳이었다.
카페 안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LP판들이었다. 각기 다른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이 음반들은 마치 시간을 초월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의 LP판을 손에 들고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했다. LP판의 바늘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울 때마다, 나는 현재와 과거가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드디어 쌍화차가 나오고 첫 모금을 마셨다. 옛날 방식대로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워 만든 쌍화차는 과거의 맛과 현재의 감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차 한 모금에 담긴 온기가 몸을 스며들면서 카페의 분위기에 완전히 동화되었다.
카페에서의 시간은 마법 같았다. 나는 여러 시대의 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상상해 보았다. 비틀즈의 멜로디가 공간을 가득 메울 때 1960년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빌리 홀리데이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재즈의 황금기로 여행을 떠났다. 각각의 곡이 내게 다가올 때마다, 그 시대의 문화와 예술,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카페에서의 경험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음악의 진정한 가치와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무엇보다, 이 작은 공간에서 나는 삶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 특별한 경험을 잊지 않고, 음악이 주는 감동을 마음속 깊이 새길 것이다.
박정연 칼럼니스트 yeonii011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