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사자 만한 덩치…수백만 년 전 살았던 ‘거대 수달’ 화석 발견
박종익 기자
입력 2022 09 16 15:21
수정 2022 09 16 15:21
프랑스 푸아티에 대학 과학자들은 에티오피아에서 250~350만 년 전 살았던 신종 거대 수달의 화석을 발견했다. 현생 수달이 대부분 5㎏ 이하의 작은 포유류이고 자이언트 수달이나 해달 같은 예외적인 경우도 30~40㎏ 정도지만, 새로 발견된 엔히드리오돈 오모엔시스(Enhydriodon omoensis)의 몸무게는 사자나 호랑이와 비슷한 200㎏에 달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강이나 호수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서는 유지할 수 없는 체중이다.
동위원소 분석 결과 엔히드리오돈은 물가에서 먹이를 구하는 현생 수달이나 해산물을 먹는 해달과 달리 육지 동물을 사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엔히드리오돈의 동위원소 분석 결과는 사자나 하이에나 같은 다른 육상 포식자와 비슷했다. 몸집만 사자 같은 게 아니라 실제 생태학적 지위도 사자와 비슷한 수달이었던 셈이다.
참고로 이 시기에는 현생 인류보다 작은 인간의 오랜 조상들이 아프리카에 살고 있었다. 크기 차이를 생각하면 엔히드리오돈은 이들에게 공포의 존재였을지도 모른다.(복원도 참조) 발견된 골격 화석이 적어서 현재의 수달처럼 귀여운 외모였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자 같은 덩치 덕분에 엔히드리오돈은 생태계 정점에 군림하는 포식자 중 하나였을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