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까꿍!…달 지평선 위 ‘화성돋이’ 보셨나요?
송현서 기자
입력 2022 12 31 20:13
수정 2022 12 31 20:13
공개된 사진은 달에 의한 화성 엄폐가 끝나는 시점에서 크레이터로 뒤덮인 달의 지평선 위로 붉은 천체가 떠오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여느 때 보다 더욱 붉은 기운을 머금은 화성이 그 작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달에 가려지는 화성의 엄폐는 대략 1년에 두 번 발생하는데, 이번 약 1시간 동안 지속된 화성 엄폐가 일어나는 동안, 지구행성의 사람들은 달에 의해 화성이 가려지는 천체형상을 볼 수 있었다.
특히 12월 8일은 화성이 태양의 정반대편에 위치하는 충(衝)이었기 때문에 화성 엄폐는 더욱 극적이었다.
새 이미지는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전문 천체 사진작가 앤드류 매카시가 캡처해 이 놀라운 장면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매커시는 "이것은 화성이 달 뒤에서우리를 엿본 순간"이라면서 "달의 지평선에서 또 다른 행성이 떠오르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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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폐 후 다시 달의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낸 화성 확대 이미지.(출처/Andrew McCarthy)
해상도 높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 매커시는 '럭키 이미징'으로 알려진 천체사진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수십, 수백 또는 수천 장의 사진을 빠르게 촬영하고 가장 좋은 사진을 서로 쌓아 하나의 상세한 이미지를 형성해낸다.
일반적으로 지상에서는 지구 대기의 흔들림 때문에 천체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깜빡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기법을 사용하면 매우 짧은 노출로 최대한 많은 이미지를 얻어 그중 가장 선명한 것만 고르는 '행운의 장면'인 셈이다.
달이 이동하는 속도로 인해 매커시는 최종 사진에서 달 표면이 흐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지를 촬영하는 데 허용된 시간은 단 10초에 불과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그는 약 2000장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매커시는 "전반적으로 내가 촬영한 장면 중 가장 어려운 장면 중 하나"라며 "하지만 그것은 또한 이 취미를 시작한 이후로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라고 밝혔다.
11월 17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1호 임무를 수행하던 무인 오리온 우주선은 달 주위를 공전하면서 달 표면 뒤로 사라지는 지구의 유사한 이미지를 포착한 바 있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