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본 리비아 집어삼킨 지중해 허리케인…5000명 앗아갔다 [지구를 보다]
박종익 기자
입력 2023 09 13 16:16
수정 2023 09 13 16:16

지난 11일 유럽 센티넬-3 위성으로 촬영한 열대성 폭풍 다니엘. ESA
지난 4일 그리스 상공에서 발생한 다니엘은 단 하루 만에 그리스의 동부 해안 지역인 마그네시아·볼로스, 중부 카르디차·트리칼라에 750㎜에 이르는 무려 18개월치의 비를 한꺼번에 쏟아부었다. 특히 다니엘은 지중해를 횡단하며 최근 몇달 동안 기록적인 열기로 따뜻해진 물에서 힘을 얻어 지중해성 허리케인인 ‘메디케인’(Medicane)으로 커졌다. 희소 현상인 메디케인은 지중해(Mediterranean)와 허리케인의 합성어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왼쪽은 2023년 9월 2일에 촬영된 리비아 데르나의 위성사진, 오른쪽은 홍수가 발생한 이후인 12일에 촬영된 위성사진. 플래닛 랩스 제공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댐에서 쏟아져 나온 엄청난 양의 물이 데르나를 덮치면서 순식간에 5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1만 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이에 리비아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2일(현지시간) 리비아의 해변 도시 데르나가 홍수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레딩대학 기상학과 수잔 그레이 교수는 "지중해 지역에서는 보통 매년 1~3개의 메디케인이 발생한다"면서 "기후변화가 메디케인을 강력하게 만들어 폭풍과 강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