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만든 터널이…서울 6배 ‘세계 최대 빙산’의 표류기 [핵잼 사이언스]
박종익 기자
입력 2024 01 17 16:27
수정 2024 01 17 16:27

드론으로 촬영한 빙산 A23a의 최근 모습으로 터널같은 형상이 보인다.
현재 남극 대륙의 북쪽 끝을 지나 남대서양 방향으로 이동 중인 A23a 빙산은 면적이 무려 4000㎢로 서울의 약 6.6배이며 두께는 약 400m로 여의도 63빌딩(약 250m)의 약 1.6배다. 30여년 넘게 해저에 ‘발’이 묶여있던 A23a는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이동을 시작했다.

탐사 전문업체인 이오스 익스페디션스가 드론으로 촬영한 A23a의 최근 모습

지난해 11월 말 이동을 시작한 빙산 A23a의 모습으로 위성으로 촬영됐다. 출처=ESA

2023년 8월 20일부터 2023년 11월 23일까지 NASA위성에 포착된 A23a의 모습
현재 A23a는 웨들해를 거쳐 이른바 ‘빙산 골목’이라 불리는 경로를 따라 이동 중으로 결국에는 남아메리카 끝에서 동쪽으로 약 1600㎞ 떨어진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 근처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23a가 실제로 사우스조지아섬 인근에 자리잡으면 이 섬에 번식하는 수백 만 마리의 물개, 펭귄, 바닷새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엄청난 빙산의 덩치가 이들 동물들의 정상적인 먹이 사냥 경로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악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빙산이 녹으면서 얼음에 포함된 미네랄 먼지를 방출해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형성하는 영양분 공급원이 되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