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라서 더 좋다”…다리가 셋인 우주 탐사 로봇 스페이스호퍼 [고든 정의 TECH+]
입력 2024 04 20 15:35
수정 2024 04 20 15:35
아무튼 로봇이 안정적으로 걷거나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동물처럼 2개나 4개처럼 짝수의 다리를 지닌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개의 다리도 상황에 따라서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ETH Zurich)의 연구팀도 세 개의 다리를 지닌 삼족 로봇을 생각했습니다.
2년 반부터 학생 프로젝트로 시작된 삼족 로봇인 스페이스호퍼(SpaceHopper) 마치 곤충처럼 가늘고 긴 세 개의 다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몸통도 삼각형입니다. 이런 기이한 모습을 한 이유는 소행성처럼 중력이 극히 낮은 천체에서 이동하는 것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호퍼의 목적은 걷는 것이 아니라 이름처럼 통통 튀는 것입니다. 지면에 힘을 주고 살짝 뛰어오른 후 지면에 다시 착지할 때 세 개의 다리를 이용해 삼각대처럼 균형을 잡습니다. 한 번에 착지하지 못하고 몇 번을 통통 튈 수도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해서 다리는 가늘어도 충격에 강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아래위가 똑같고 360도 세 방향으로 형태도 같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착지해도 임무 수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