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부러지는’ 240m 거대 송신탑…러軍, 순항미사일로 맹공격[포착](영상)
송현서 기자
입력 2024 04 23 15:39
수정 2024 04 23 15:3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동북부 국경 인근의 대도시인 하르키우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려는 공습을 이어갔다”면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240m 높이의 방송 송신탑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공개된 영상은 폭격을 받은 거대한 송신탑의 기둥이 두 동강나며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유럽 언론의 자유와 표현을 위한 비영리 단체인 ‘언론 및 미디어 자유를 위한 유럽센터’(ECPMF)는 “러시아가 하르키우의 텔레비전 송신탑을 파괴한 것은 언론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미디어 인프라에 대한 이러한 공격 행위를 규탄하며, 전쟁 중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언론인의 편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폭탄을 투하한 러시아군 조종사는 전투기에서 탈출한 뒤 우크라이나 방위군에 의해 구금됐다가, 1년 후 우크라이나 법원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과 나토의 우크라 지원 전 공습 강화하는 러시아러시아의 하르키우 공습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추가 군사지원 소식이 들린 후 이뤄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국가의 추가 군사지원이 이뤄지기 전 전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맹공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더불어 러시아는 서방 국가의 지원 전 동부 도네츠크주(州) 지상전에서도 요충지를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 투입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핵심 교두보인 차시우야르에 최대 2만 50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차시우야르는 러시아군이 지난해 5월 점령한 이 지역 주요 도시 바흐무트에서 서쪽으로 5~10㎞ 떨어진 고지대다. 해당 지역이 러시아에 점령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지키고 있는 도네츠크주 서부 지역의 방어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자국의 2차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9일까지 차시우야르를 점령하려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측은 “현재 이 지역 주변 상황이 어렵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크라 지원 예산안 통과…EU는 합의 실패한편, 미 하원은 지난 20일 608억 달러(한화 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원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우크라이나는 자국 방공망 구축에 큰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2일 룩셈부르크에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방공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을 논의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패트리엇은 브뤼셀(유럽연합 본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각국 수도에 있다. 결정은 그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패트리엇 지원에 대한 회원국들의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다.
송현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