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해상도로 뇌 속 들여다보는 세계 최강 MRI [와우! 과학]

11.7T 자기장의 이졸데 MRI로 본 뇌. 사진=CEA
11.7T 자기장의 이졸데 MRI로 본 뇌. 사진=CEA
20세기에 등장한 초음파, CT, MRI는 의료 진단 영역은 물론 과학 연구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환자나 실험동물의 몸속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질병의 진단도 쉬워지고 여러 장기와 조직의 연구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물론 과학자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의료 및 연구용 진단 영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 대체 에너지 및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CEA)의 연구팀은 특히 이 가운데 초강력 MRI 연구에 집중했다.

MRI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서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장치다. 따라서 조직을 더 크게 확대해서 보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MRI는 1.5-3T(T는 자기장의 단위인 테슬라)의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초전도 자석을 사용한다. 이보다 더 강력한 MRI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용 MRI보다 더 강력한 초전도 자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프랑스 CEA의 연구팀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졸데(Iseult) MRI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180km에 달하는 초전도 전선을 감아 가로 세로 5m, 무게 132톤의 MRI 장치 속에 넣었다. 그리고 초전도 전선을 절대 온도보다 약간 높은 영하 271.35°C의 극저온에 보관하기 위해 냉매로 7500리터의 액체 헬륨을 사용했다. 그 결과 이졸데 MRI의 자기장은 11.7T로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MRI보다도 강력하다.
3T, 7T, 11.7T 자기장에서 본 뇌. 사진=CEA
3T, 7T, 11.7T 자기장에서 본 뇌. 사진=CEA
연구팀은 너무 강한 자기장이 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지 검증하기 위해 동물 및 조직 실험을 거친 후 20명의 건강한 자원자에서 이졸데 MRI의 성능을 확인했다. 이졸데 MRI는 자원자의 뇌 조직을 0.2mm 해상도로 상세히 촬영했다. 의료용 MRI의 해상도는 1mm 수준이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사진)

이졸데 MRI는 제작은 물론 유지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료 목적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질병 연구와 기초 생물학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졸데 MRI를 이용하면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뇌의 신호 전달이나 대사 반응, 그리고 병리학적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정보는 앞으로 신약 개발이나 질병 치료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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