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자연] 기후변화 탓에…뉴질랜드 ‘꼬마 펭귄’ 떼죽음 당한 채 발견

뉴질랜드 해안가에서 사체로 발견된 쇠푸른펭귄의 모습
뉴질랜드 해안가에서 사체로 발견된 쇠푸른펭귄의 모습
최근 몇 주 동안 뉴질랜드 북부 해안가에서 수백 마리의 펭귄들이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뉴질랜드 당국이 펭귄들의 사인을 알아내고자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들어 무더기로 사체로 발견되고 있는 이 펭귄종은 '쇠푸른펭귄'(Little Blue Penguin)으로 키가 30~33㎝로 작아 '꼬마펭귄'으로도 불린다. 멸종위기(at-risk)에 속하는 쇠푸른펭귄은 그간 개와 흰담비 등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도로나 해안 개발 과정에서도 많은 피해를 봐왔다. 다만 이번 펭귄의 떼죽음은 그 원인이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전문가들은 초기 분석 결과 수백 마리에 달하는 펭귄을 죽음으로 내몬 원인이 영양실조인 것으로 보고있다.

뉴질랜드 자연보호부(DOC) 수석과학고문인 그레이엄 테일러는 "1차 부검 결과 펭귄의 복부 지방이 거의 없어 해안으로 표류하기 전 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서 "펭귄의 사인은 바다에서 충분한 먹을 것을 찾지 못해 굶어 죽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펭귄의 먹을 것이 왜 부족해질 것일까? 이에대한 답은 안타깝게도 기후변화 때문이다. 뉴질랜드 북부 해역에 수온 상승이 나타나 멸치, 정어리와 같은 먹이를 찾기 힘들어진 것. 테일러 고문은 "일반적으로 펭귄은 멸치 등을 잡기위해 최대 30m 깊이까지 잠수하지만 수온이 올라가면 이들 물고기들이 더욱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뉴질랜드 국립 수자원 및 대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뉴질랜드는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한해를 보냈으며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5~1.2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곧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펭귄의 생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뉴질랜드 자연보호부 생태학자 데이브 휴스턴은 "과거에도 쇠푸른펭귄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이번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해진 바다가 쇠푸른펭귄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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