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갈색왜성···알고보니 쌍둥이였다
박종익 기자
입력 2024 10 17 17:33
수정 2024 10 17 17:33
약 30년 전 갈색왜성 중 처음으로 발견된 ‘글리제 229B’(Gliese 229B)가 알고보니 서로를 공전하는 쌍둥이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은 글리제 229B의 비밀을 밝힌 새로운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난 1995년 처음 발견된 글리제 229B는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갈색왜성으로 이후 논문만 수백 편이 나올 정도로 주요 연구대상이었다. 갈색왜성(Brown dwarf)은 별(항성)이라고 하기에는 작지만, 행성이라고 하기에는 큰 애매한 천체를 말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갈색왜성은 태양질량 8% 미만의 작은 질량 때문에 중심부에서 안정적인 수소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기 어려워 별이 되지 못한 운명을 갖고있다. 곧 갈색왜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천체인데, 글리제 229B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있었다. 글리제 229B가 목성의 약 70배에 달하는 상당한 질량을 가졌지만 비정상적으로 희미한 빛을 낸다는 점이었다.
이번에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은 칠레에 위치한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으로 이를 관측해 글리제 229B가 사실은 2개로 서로 바짝 붙어 공전하면서 무려 19광년이나 떨어진 적색왜성 ‘글리제 229’(Gliese 229)를 공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각각 ‘글리제 229Ba’와 ‘글리제 229Bb’로 명명한 두 천체의 거리는 불과 610만㎞로 공전 기간은 지구기준으로 단 12일이다. 또한 각각의 질량도 목성의 38배, 34배에 달한다는 것이 새롭게 드러났다.
논문에 참여한 제리 W. 쉬안 연구원은 “글리제 229B는 지금까지 갈색왜성의 대표적인 예로 여겨져왔으며 이제는 하나가 아니라 둘로 처음부터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저자인 디미트리 마웻 교수도 “글리제 229B가 쌍성이라는 이번 발견은 질량과 광도 간의 논란을 해소할 뿐 아니라 별과 거대 행성의 경계에 있는 갈색왜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