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표적 암살’의 흔적…러軍, 우크라 재벌 노린 미사일 폭격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당시 러시아군 공습의 흔적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당시 러시아군 공습의 흔적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중 하나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부부가 러시아의 폭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러시아군의 폭격 당시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니뷸론의 대표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는 2016년 기준 재산 총액이 7억 1000만 달러(약 9300억원)로 현지 매체가 집계한 우크라이나 부호 순위 7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미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니뷸론은 밀과 보리, 옥수수를 전문적으로 생산‧수출하는 기업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유일하게 자체 선단과 조선소를 갖춘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인 바다투르스키 대표 부부를 표적으로 삼고 S-300 미사일을 발사했다. 구 소련이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S-300은 공중에서 날아오는 타깃을 요격 파괴하는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할 때에도 자주 동원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당시 공습으로 파괴된 미콜라이우 주택 내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당시 공습으로 파괴된 미콜라이우 주택 내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공습으로 파괴된 미콜라이우의 주택
지난달 31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숨졌다. 사진은 공습으로 파괴된 미콜라이우의 주택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단독 입수한 영상은 러시아군이 S-300 폭격을 감행한 7월 31일 새벽, 바다투르스키 대표의 자택 옆집을 임시 보호소로 삼고 지내던 군인이 촬영한 것이다. 폭격 직후 굉음과 함께 집안 곳곳이 무너지고, 파편에 부상을 입은 군인들의 당시 모습이 담겨있다.

우크라이나군을 돕고 있는 영국인 의무병 메이서 지포드(35)는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모두 자고 있던 시각, 러시아 미사일이 앞집에 떨어졌다. 쾅 소리와 함께 건물의 모든 문과 창문이 날아갔고, 포탄에서 나온 파편이 깨진 창문으로 들어와 나와 다른 부대원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콘크리트 계단 아래 몸을 피한 뒤 건물 밖으로 나갈 틈을 기다렸다”면서 “약 2개월 동안 집과 같았던 곳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지포드는 당시 러시아군의 공습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지자로 알려진 바다투르스키 대표에 대한 표적 암살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바다투르스키 대표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업계의 가장 큰 손이자, 그의 자택이 있었던 미콜라이우는 오데사와 가까운 주요 곡물 수출항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의 장례식 EPA 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사진)와 그의 아내의 장례식 EPA 연합뉴스
바다투르스키 대표 부부의 사망이 확인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바다투르스키는 환적(해상운송에서 운송중 화물을 다른 운송수단에 옮겨 싣는 것) 터미널과 엘리베이터 네트워크를 포함한 현대적 곡물 시장을 만드는 중이었다”며 “그의 사망은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있어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도 “미사일이 바다투르스키의 침실에 명중했다”며 “(바다투르스키를) 노렸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직격탄으로 보이는 포탄에 집의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휴전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3월 초 자포리자 원전 통제권을 손에 넣었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해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 원전으로 꼽힌다.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을 두고 발전소와 그 인근에서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격 책임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포리자 원전에서 핵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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