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우크라 반격 무섭나?…위성으로 본 러 크림반도 ‘대규모 참호’

위성으로 본 비티노 지역 해변의 모습. 왼쪽은 지난 2월 27일, 오른쪽은 3월 12일의 모습이다.
위성으로 본 비티노 지역 해변의 모습. 왼쪽은 지난 2월 27일, 오른쪽은 3월 12일의 모습이다.
러시아군이 단 몇 주 만에 크림반도의 접경지역에 대규모 참호를 파는등 완전한 방어망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으로 촬영된 크림반도의 모습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측이 흑해 연안을 따라 길게 수겹의 참호와 대전차 장벽, 포 진지 등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접경지인 메드베디프카와 비티노 마을 등지에 이미 수 ㎞ 길게 땅이 파헤쳐져 참호 등이 형성된 것이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참호는 150㎝ 깊이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참호는 전차나 장갑차 등도 빠질 정도로 더 넓고 깊게 파였다.
위성으로 본 크림반도 메드베디프카 지역 모습. 왼쪽은 1월 3일, 오른쪽은 2월 11일에 촬영된 것이다.
위성으로 본 크림반도 메드베디프카 지역 모습. 왼쪽은 1월 3일, 오른쪽은 2월 11일에 촬영된 것이다.
특히 흑해에 접한 비티노 지역의 위성사진이 인상적인데 지난 2월 27일만 해도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았던 해변이 불과 2주 만에 참호 등 방어시설이 만들어진 것이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구소련 시절의 BTM-3 군용 도랑파기를 사용해 빠른 속도로 땅을 팠으며 일부 현지 노동자도 작업에 참여시켰다. WP는 "러시아 측이 크림반도에 수많은 방어시설과 장애물을 추가로 설치해 우크라이나의 잠재적인 지상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크림반도는 이번 전쟁에서 가장 요새화된 땅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의 화물열차가 폭발하면서 대교가 끊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10월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의 화물열차가 폭발하면서 대교가 끊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우크라이나의 봄 대반격이 예상되며 전운이 감돌고 있는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에게는 아픔의 땅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비판에도 크림반도를 점령해, 주민투표를 통해 자국령으로 병합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에 대한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특히 이곳은 경제적, 전략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땅이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거점 삼아 우크라이나의 해상 무역로를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이언 마트비에프는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서 방어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면서 "푸틴에겐 크림반도는 ‘신성한 암소’(sacred cow)와 같은 곳으로 이곳에 무슨 일이 생기면 러시아군이 바로 달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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