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a’ 사랑한 말레이 40대 여성…한국 남자 사칭에 속아 7억원 사기당해 [여기는 동남아]
입력 2023 07 16 13:43
수정 2023 07 16 13:45
피해자 A씨(46,여)는 지난 5월 26일부터 7월 초까지 41차례에 걸쳐 총 250만 링깃을 송금했다고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전했다.
A씨는 남성과 연락이 두절된 후에야 본인이 사기당한 사실을 깨닫고 지난 12일 경찰에 신고했다.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이 “한국인이고, 이름은 지원”이라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둘은 채팅을 통해 차츰 가까워졌고, A씨는 ‘한국인 남자 친구’와 연인이 됐다고 믿었다.
남성은 “이탈리아에서 석유와 가스 사업을 하는데, 최근 은행 계좌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회사의 물품 구매를 위해 돈이 필요하니 좀 도와달라”면서 금전을 요구했다. A씨는 남성의 말을 믿고, 지난 5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24개의 다른 계좌로 41번에 걸쳐 총 250만 링깃을 송금했다.
남성은 “회사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돈은 돌려주지 않고 계속해서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남성은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렸다. 그제야 사기당한 것을 알아챈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거래에 연루된 관련 은행 계좌 24개의 소유자는 모두 말레이시아 현지인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계좌 소유자들은 본인의 은행 계정이 범죄에 도용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돈이 필요해서 제삼자에게 계좌를 빌려주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