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증후군’ 2세 여아 입양한 말레이 왕비 [여기는 동남아]
입력 2023 11 05 09:13
수정 2023 11 05 09:13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툰쿠 아지자 말레이시아 왕비는 지난 9월 사라왁을 방문 중 우연히 얼굴 전체가 털로 덮여 있는 2세 여아를 만났다. 미스클라이엔 롤런드로 불리는 아이는 얼굴과 상반신이 털로 덮여 있었고, 콧구멍도 막혀 있었다.
왕비는 이 독특한 외모를 지닌 아이를 ‘하늘에서 내려온 아이’라고 불렀다. 이후 왕비는 지난달 10일 미스클라이엔의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아이를 양녀로 삼아 학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면서 “부모의 양육비 부담을 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미스클라이엔은 몸 전체에 과도하게 털이 자라는 희소 질환인 선천성 다모증 진단을 받았다. 흔히 ‘늑대인간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게다가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콧구멍이 막혀 있었다.
용접공으로 일하는 롤랜드는 “우리 가족은 아이의 외모 때문에 사회적 낙인을 경험하며 살았다”면서 “하지만 왕비가 아이를 입양했으니, 오늘부터 아이는 늘 존중받으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롤런드 가족은 왕비가 사라왁을 방문했을 때 5시간을 기다려 국왕과 왕비를 만났고, 당시 국왕과 왕비는 미스클라이엔을 안고 사진을 찍었다. 이 짧은 만남 이후 왕비는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온 것이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