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1m 이상 움직여”…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 ‘흔들’[여기는 일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와지마시에서 도로와 가옥이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와지마시에서 도로와 가옥이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 날 일본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지진의 여파로 일본 열도가 이동했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강진 발생 전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토반도 끝 중앙부의 해안 마을인 와지마시(市)가 서쪽으로 1.3m(잠정치)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

와지마시 인근 지역은 아나미즈마치는 약 1m, 스즈시는 약 0.8m 각각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번 관측은 정밀 조사에 의한 것은 아니며, 관측 지점의 경사 변동 등에 따라 관측 거리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일반적인 군발지진(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규모 6을 넘는 지진이 드물다”며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인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일본 당국은 이번 지진을 ‘2024 노토반도 지진’으로 명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노토 반도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났다.

노토반도 북부에서는 2020년 12월경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규모 6.5 지진이 발생해 최대 진도 6강이 관측됐다. 7개월여 만에 7.6 규모의 대지진과 함께 진도 7의 흔들림과 대형 쓰나미(지진해일)까지 발생했다.

일본에서 진도7이 관측된 건, 2018년 9월 홋카이도의 이부리 동부지진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군발지진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지진 발생 지역에 원전 다수 위치...동일본대지진 악몽 되풀이되나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과 니가타현, 후쿠이현에는 다수의 원전이 있다. 이시카와현에는 시가원전 1·2호기, 니가타현에는 가시와자키 가리와원전, 후쿠이현에는 오이원전·다카하마원전·미하마원전 등이 있다.

일본원자력규제청은 “가장 강도가 셌던 이시카와현의 시가원전 주변은 모니터링 결과, 평상시와 다른 변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주변 모든 원전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안전 확보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수일 내에 진도7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사실이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2~3일내 진도7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밝혔다.

가나자와대학 지지학과의 히라마쓰 요시히로 교수는 “바다 밑 지하에 숨겨진 단층이 새롭게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층 지진이라면 앞으로도 연쇄적으로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은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강진 사망자가 3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 주민 3만 2000여 명은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와지마시 소재 노토 공항에서는 약 500명이 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 고립 상태에 빠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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