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 귀신고래, 200년 만에 모습 드러냈다…기후변화가 만든 신비로운 포착 [핵잼 사이언스]
송현서 기자
입력 2024 03 08 07:07
수정 2024 03 08 07:07
미국 메사추세츠주(州) 보스톤에 있는 뉴 잉글랜드 수족관은 지난 1일 메사추세츠주 낸터킷 해안으로부터 약 50㎞ 떨어진 깊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귀신고래를 발견했다.
쇠고래, 회색고래로도 불리는 귀신고래는 원래 북대서양과 북태평양에 모두 분포하였으나, 대서양에서 살던 무리는 남획으로 17~18세기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족관 전문가들은 해당 고래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고래와 동일한 개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해당 고래는 수백 년 동안 멸종됐다고 알려졌던 귀신고래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지난 1일 포착된 고래 지난해 12월에 목격된 것과 동일한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뉴 잉글랜드 수족관 소속의 고래 전문가인 케이트 램멜은 공식 성명에서 “이 동물은 (이미 특정 구역에서 멸종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그곳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다”면서 “귀신고래는 대서양에서 200년이 넘도록 멸종 상태였지만, 지난 15년 동안 지중해 등지에서는 5차례 정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앤더슨 캐벗 해양생물센터의 과학자인 올라 오브라이언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캐나다 북극해를 거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북서항로에는 최근 몇 년 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다.
이는 평소라면 얼음에 막혀 다닐 수 없었던 바닷길이 새로 생긴 것과 같으며, 일부 귀신고래들이 얼음이 적어진 바다를 뚫고 태평양으로 헤엄쳐 들어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귀신고래가 이곳 해안에서 포착됐다는 것은 기회가 주어질 경우 해양 생물들이 기후 변화에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귀신고래라는 명칭이 훨씬 익숙한데, 이는 수면에 수직으로 머리를 내밀었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내에서는 1962년에 울산 앞바다에서, 1977년 1월 3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목격된 뒤 자취를 감췄다.
송현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