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강간할 男 구함”…남편이 약 80명 모집, 10년 넘게 범행[핫이슈]

2024년 9월 2일 프랑스 남부의 자택에서 아내에게 10년 가까이 약을 먹이고 낯선 사람을 불러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도미니크 펠리코(왼쪽),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남성들(오른쪽)
2024년 9월 2일 프랑스 남부의 자택에서 아내에게 10년 가까이 약을 먹이고 낯선 사람을 불러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도미니크 펠리코(왼쪽),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남성들(오른쪽)


무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아내에게 강력한 진정제를 먹인 뒤 수십 명의 생면부지 남성들을 모집해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남성에게 프랑스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영국 BBC 등 외신의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2020년 9월 남편인 도미니크 펠리코(71)가 현지의 한 쇼핑센터에서 여성 3명의 치마 아래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남편은 ‘몰카’ 촬영을 하다 경비원에게 적발돼 경찰이 넘겨졌고,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몰카보다 더 충격적인 범행의 증거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그의 컴퓨터에서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아내(72)가 등장한 사진과 영상 수백 건을 발견했다. 이후 조사가 진행됐고, 남편은 아내에게 강력한 신경안정제를 투여했다고 시인했다.

그의 범행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수면제와 항불안제 등을 으깨 저녁 식사나 와인에 섞어 먹게 했고, 아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 남편은 인터넷 채팅 등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했다.

남편이 주도한 성폭행은 총 92건이며, 무려 72명의 남성이 해당 범죄에 가담했다. 이들은 26~74세의 남성들이며 소방관, 언론인, 배달원, 교도관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남성은 무려 6차례나 범행에 가담했다.

남편 역시 성폭행에 가담했고, 범행 장면을 촬영했다. 남편이 촬영한 범죄 현장의 사진과 영상은 2만 건에 달한다.

2024년 9월 2일, 프랑스 남부의 자택에서 아내에게 10년 가까이 약을 먹이고 낯선 사람을 불러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도미니크 펠리코(오른쪽)가 아비뇽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법정 스케치. AFP 연합뉴스
2024년 9월 2일, 프랑스 남부의 자택에서 아내에게 10년 가까이 약을 먹이고 낯선 사람을 불러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 도미니크 펠리코(오른쪽)가 아비뇽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법정 스케치. AFP 연합뉴스


남편은 또 아내를 성폭행하기 위해 온 생면부지의 남성들에게 범행 중 아내가 깨지 않도록 손톱 깎기, 손이 차갑지 않도록 뜨거운 물에 손 담그기 등의 지침을 내렸다. 아내가 범행 중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남성들에게 나가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남편이 아내를 성폭행할 남성들을 모집하는 채팅방에 들어왔다가 성범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지침을 거부한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 다만 이들도 경찰에 남편의 범죄 행각을 알리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남성은 51 명이며, 이중 35명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남편을 포함한 14명은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으며, 1명은 도주중, 또 다른 1명은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 했다.

범행 과정에서 남편과 가담자들간의 금전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는 약물을 과다복용해온 탓에 자신이 10년 넘는 시간 동안 의식을 잃은 사이 낯선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해 왔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하다가, 2020년 경찰 조사가 시작된 후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자녀들 역시 어머니가 아버지가 준 약물로 정신을 잃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치매나 신경장애 등을 의심했을 뿐이었다.

재판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내 측 변호인은 “의뢰인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리고 싶어하며,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재판이 공개돼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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