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5형제 한꺼번에 의문사…확산하는 독살설 [여기는 남미]
임석훈 기자
입력 2024 03 28 09:05
수정 2024 03 28 09:05
사건은 24일 콜롬비아 세사르주(州) 코다시 지역의 유크파 원주민공동체에서 발생했다. 각각 15살과 13살, 11살, 7살, 3살인 다섯 형제가 한꺼번에 사망했다. 이날 사망한 5형제의 아버지는 성당에 다녀온 후 참사 현장을 발견했다. 아버지는 “미사에 참석하고 돌아봐 보니 자녀 세 명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고 두 명은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면서 “살아 있는 두 자녀를 곧 병원으로 옮겼지만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인을 알 수 없는 다중 사망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사고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섯 형제가 독이 든 열매를 따먹고 사망한 게 아니냐는 가설이 가장 유력했다. 독이 든 코로조(상아야자의 열매)를 먹고 사망한 것 같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유크파 원주민공동체 지도자들은 가능성을 부인했다. 관계자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독성이 강해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열매가 무엇인지,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어떤 것인지 가르친다”면서 “15살이나 된 장남이 있었는데 독이 든 열매를 먹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크파 공동체의 옴부즈맨 에드와르 알바레스는 “아이들이 독이 든 코로조를 먹고 사망했다는 풍문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아이들의 사망은 사고가 아니었고 타살이었다는 정황이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검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공식 확인하진 않았다.
현지 언론은 “부검 후 아이들이 독살을 당한 것이라는 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별수사반을 꾸린 검찰은 원주민공동체의 특성을 고려해 원주민지도자들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 아직 관습법의 영향이 큰 원주민공동체는 자체적으로도 사건을 수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