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분기 실적에서 보인 딜레마 “AI 사용할수록 검색 광고는 줄어든다” [고든 정의 TECH+]
입력 2026 11 02 15:50
수정 2026 11 02 15:50
구글 본사 구글 플렉스 전경. 위키피디아 캡처
구글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역대급 주가 폭락을 경험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달 29일 정규장에서 12.64% 급락한 283.82달러에 마감하며, 2020년 3월 기록이던 11.63%를 갱신하고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알파벳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276억 달러,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40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나쁜 실적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3분기 설비투자(CapEx)는 AI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514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9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현금 고갈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물론 당장에 유동성 위기를 겪을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 400-600억 달러에 달하던 자사주 매입은 올해 9월까지 0달러를 기록하면서 주가 부양이 어려워진 상태이고 오히려 고금리 상황에서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면서 장기적인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점이 우려를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악재는 검색 광고 성장률 둔화입니다. 지난 3분기 구글 서비스 매출은 11% 증가한 96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부문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392억 달러로, 40.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핵심인 검색 광고는 12% 증가한 633억 달러에 그쳐 다른 부분에 비해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에 의해 오히려 광고나 검색을 덜 사용하게 되면서 생기는 ‘제로 클릭’ 현상의 역설입니다.
제로 클릭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한 뒤,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AI 요약이나 답변만으로 정보를 얻고 외부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현재 구글의 AI 오버뷰나 AI 모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물론 AI 챗봇에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정보를 제공한 소스인 외부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 것도 포함됩니다.
제로 클릭 현상은 검색 광고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는 구글에게는 큰 위협입니다. 실제로 구글은 3분기에 “최근 5년 중 최고 수준의 쿼리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사실 AI 모드·오버뷰는 광고 슬롯이 적거나 단가가 낮습니다. 구글 경영진도 실적 발표에서 “AI 모드의 낮은 수익화가 검색 광고 성장 둔화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습니다. 구글 검색 및 기타 광고 매출 성장률은 1분기 19%, 2분기 17%, 3분기 12%로 분기마다 둔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데이터 기준으로 현재 미국 구글 검색의 약 68%가 제로 클릭으로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0번의 검색 중 외부 웹(구글 소유가 아닌 사이트)으로 가는 클릭은 약 231회에 불과합니다. 물론 광고 클릭도 함께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AI 모드·오버뷰는 기존의 검색보다 훨씬 많은 연산 자원을 소모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챗GPT 단일 쿼리는 구형 구글 검색의 약 10배 전력을 소비합니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는 “주어진 쿼리당 비용은 지난 18개월간 급격히 하락했다”고 설명하며, AI 전환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구글이 연간 수조 개 이상의 검색을 처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체 에너지와 비용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챗GPT 같은 경쟁 서비스로 빠르게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결국 구글은 제로 클릭으로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AI 검색을 계속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AI 모드·오버뷰 비용을 절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연계해서 현재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또 AI 서비스의 효율화를 통해 엄청난 인프라 투자 없이도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구글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대신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1950억~2050억 달러로 유지하고 2027년에는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것이 출구 없는 AI 치킨 게임으로 비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구글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구글은 검색뿐 아니라 클라우드, 유튜브, 그리고 AI까지 광범위한 사업 부분을 지닌 빅테크로 탄탄한 수익 구조를 지니고 있어 AI 전환만 잘 진행하면 한 단계 회사가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다만 AI 전환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