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알리바바 ‘Qwen’ 채택한 애플…나름 이유는 있었다? [고든 정의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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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알리바바 Qwen 로고


미국과 중국 사이 AI 패권을 놓고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 기업인 애플이 중국에서 서비스할 인공지능 비서 ‘시리’에 중국 알리바바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Qwen’을 사용한다고 발표해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Qwen이 연동되는 기능은 이달 4일부터 iOS 개발자 베타에서 테스트할 수 있으며, 다음 달 iOS 27.3 정식 출시와 함께 중국 사용자에게 공개됩니다. 중국에서 구매한 아이폰에 기기와 계정이 모두 중국으로 설정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시리를 통해 Qwen의 답변을 들을 수 있고, 이미지나 텍스트 생성도 가능해집니다.

알리바바의 Qwen이 미중 AI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알리바바의 Qwen 연구소와 연관된 운영자들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증류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알리바바 측이 약 2만 5천 개의 허위 계정을 동원해 지난 4월 22일부터 6월 5일까지 44일 동안 클로드를 상대로 약 2880만 건의 무단 대화를 진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Qwen 팀은 클로드의 핵심 능력인 에이전트 추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코딩), 장기 계획 능력을 집중적으로 추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현재 Qwen 모델이 강점으로 평가받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작은 크기에도 높은 추론 성능으로 개인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Qwen 3.8 27B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알리바바와 손잡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이고 애플에게도 두 번째로 큰 시장인데, 중국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하려면 반드시 현지 승인 모델과 파트너를 사용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이 있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중국 내수 모델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 중국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애플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여러 후보를 검토한 끝에 알리바바가 자사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Qwen 탑재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서비스로 특화되어 있어 서로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고, 애플이 원하는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중 AI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 Qwen 역시 증류 논란에서 벗어나 있지 않은 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향후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곱게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위험 요소도 존재합니다. 애플이 중국 메모리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와의 협력을 위해 미국 정부에 로비를 시도하면서 이미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AI 모델 탑재를 전격 결정한 점이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됩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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