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독 반려캣] 강물에 몸던진 주인…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충견
권윤희 기자
입력 2020 06 09 11:05
수정 2020 06 09 13:00
지난 5일 우한에 거주하는 쉬모씨는 장강대교를 지나다 난간에 목을 빼고 앉아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인근에 차를 대고 다가갔지만 개는 도망가지 않았다. 쉬씨는 “사람이 익숙한 듯 온순했다. 털이 깨끗이 관리되어 있었다. 떠돌이 개 같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인부는 개가 아무리 불러도 잘 돌아보지 않고 그저 하염없이 강물만 바라볼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른 인부 몇몇이 개를 데려가 보호하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개는 번번이 다시 주인이 몸을 던진 자리로 돌아가 멍하니 다리 밑만 응시했다.
안타까운 충견의 실종 소식에 다음 날 지역 동물협회가 나섰다. 우한소동물보호협회는 6일 자원봉사자들과 팀을 꾸려 개가 처음 발견된 장강대교와 마지막으로 목격된 인근 산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작전은 실패했고 개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협회 이사 두판(杜帆)은 “교통경찰에게 협조를 요청해 CCTV도 조회했다. 무언가 움직이는 물체를 확인했으나 너무 어두워 사람인지 개인지 식별이 불가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개를 목격한 사람은 즉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쉬씨는 “그 충성심이 어찌나 강하던지 개는 어느 누구도 따라가려 하지 않았다”면서 “어서 개가 구조돼 새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