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억 빚더미 앉은 中 소시지 식당 사장, ‘돈쭐’난 이유 감동 [월드피플+]
송현서 기자
입력 2022 11 18 07:58
수정 2022 11 18 07:58
화제가 된 사연의 주인공은 일명 ‘소시지 삼촌’으로 불리며 일약 유명 인플루언서가 된 남성 탕젠 씨(54세)다. 흰 머리와 진지한 표정이 인상적인 산둥성 출신의 탕 씨가 판매하는 상품은 양념을 얹어 숯불에 구운 소시지 단일 품목이다.
하지만 그의 상점 앞에는 가게가 문을 열기 전부터 긴 줄을 선 행렬을 매일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탕 씨가 판매하는 소시지의 맛도 유명하지만 그것보다 가게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사장인 탕 씨가 가진 과거 화려했던 사업 경력과 잇따른 실패, 거액의 빚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낱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소시지 가게를 개업하기 이전 탕 씨는 산둥성 칭다오에서 손에 꼽힐 만큼 큰 규모의 고급 레스토랑을 가진 소유주였다.
당시 탕 씨의 나이 36세에 불과했는데, 이미 고급 주택과 대형 별장을 소유, 한 끼 식사에 2만 위안 이상을 지출했을 정도로 성공한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렇게 줄곧 성공가도를 달릴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그가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면서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도시 조경 프로젝트 중 하나인 녹화 사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당시 투자했던 사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눈덩이처럼 불어난 채무로 돌아왔고 탕 씨는 이 무렵 자신이 소유했던 레스토랑과 주식, 고가의 주택과 별장, 외제 승용차를 모두 매각하고도 무려 4600만 위안(한화 약 86억 8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떠안았다.
당시 그는 인근 라오산 숲속 깊이 숨어 들어가 약 3월간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노숙을 했지만, 그의 노모의 설득 끝에 새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직접 갈아 만든 신선한 소시지와 모친이 평소 즐겨 만들었던 비법 소스를 활용해 재기에 나섰다.
거기에 더해 2020년 그의 가게를 찾은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탕 씨의 소세지 맛을 극찬하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재 약 45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탕 씨는 “내 삶은 분명히 얼마 전까지 지옥으로 떨어진 것과 같았다. 하지만 바닥을 인정하고 재기를 계획한 순간 내 자신을 향했던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오직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만 뜨거워졌다”고 자신에게 쏠린 관심의 소회를 밝혔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