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대표에 구타 당해”···실어증까지 앓은 중국 유명 여배우
입력 2025 01 03 16:40
수정 2025 01 03 16:41
지난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 드라마 ‘투투장부주’(偷偷藏不住, 너를 사랑해)라는 드라마에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을 맡은 조로사(赵露思, 자오루스)가 우울증, 실어증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그녀의 병은 살인적인 스케줄과 함께 과거 소속사 대표의 폭행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와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 따르면 그녀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27일로 휠체어에 몸을 겨우 의지한 채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거의 기절하다시피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걱정했다. 소속사 측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차기작 드라마 ‘연인’ 촬영이 한창이었고 캐스팅 확정 후 쉴 새 없이 대본 리딩, 의상 테스트, 촬영까지 강행군이 이어지다 보니 건강이 매우 약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입원 후 치료에 전념 중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한 뒤 구체적인 증상이나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음날 조로사의 친구가 대신 그녀의 상황을 알렸다. “원래 실어증까지 함께 와서 말을 못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일어서서 재활 훈련까지 함께 병행하고 있다”라며 그녀의 상황이 단순한 피로 누적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리고 문장 마지막에 “그녀의 병과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 누군가 책임지고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난 1일 여전히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조로사에 대해 오랜 친구였다는 한 여성이 2019년 신인 시절 소속사 대표로부터 구타를 당한 뒤 조로사의 우울증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 이 여성은 “오디션에서 주연 자리를 따내지 못한 조로사를 비난하면서 화장실에서 2시간 넘게 혼나고 손찌검까지 당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21살이었던 조로사는 위약금이 무서워 계약 해지를 요청하지 못했고, 손찌검을 한 대표는 다음날 “술이 너무 많이 취했다”라는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당시 “너는 너무 뚱뚱하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잘하는 것이 없다”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소속사와 매니저 모두 폭행 사실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본인과 관련한 소문이 계속 무성해지자 1일 오후 결국 조로사는 본인의 개인 계정에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본인은 과거 배역을 얻지 못해 폭행을 당했고, 문제 해결보다는 도망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작품이 인정받은 덕분에 여러분이 주신 자신감으로 용기를 내어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우울증 증상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았고 2021년부터 심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24년부터는 구역질과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잦아져 신체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이 병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병을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처럼 ‘홍보 수단’이 되지 않길 바랬다며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 질환을 이해하고 정신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전했다.
1998년생인 조로사는 2016년 한 토크쇼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뒤 2018년 ‘오! 나의 황제폐하’(哦!我的皇帝陛下)를 시작으로 줄곧 주연을 맡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코미디부터 고전극까지 다양한 역할과 장르를 소화하는 여배우가 되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