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받으려고 몰린 군중…재벌 저택 앞 압사 사고에 4명 사망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재벌 속 꽁(78)이 자신의 저택에서 세뱃돈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던 도중 군중이 몰려 4명이 압사했다(왼쪽). 사고 현장에서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오른쪽). AF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재벌 속 꽁(78)이 자신의 저택에서 세뱃돈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던 도중 군중이 몰려 4명이 압사했다(왼쪽). 사고 현장에서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오른쪽). AFP 연합뉴스


설날을 앞두고 캄보디아에서 재벌이 뿌린 돈봉투를 받으려 군중이 몰리면서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재벌인 속 꽁(78)은 23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프놈펜 시내 자택에서 인당 세뱃돈 4만 리엘(약 1만 4000원)과 쌀 2㎏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에 최소 수백 명이 그의 저택 정문으로 밀려들면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다른 5명은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프놈펜 경찰 관계자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인 몇 명이 선물을 받으려고 밀다가 넘어졌고 지금까지 4명이 사망했다”면서 “사망자들의 나이는 최소 37세, 최고 71세”라고 확인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출동해 행사를 중단시키고 군중을 해산시켰다.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는 속 꽁이 쿠옹 스렝 프놈펜 주지사와 공동으로 사망자 1인당 1500만 리엘(약 533만원), 부상자 1인당 400만 리엘(약 142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 경찰이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한 범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이 비극의 책임이 속 콩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RFA에 사망자 4명 대부분이 그들의 건강 악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속 콩은 사람들을 기꺼이 돕는 친절한 사람이며, 선물은 그의 마음”이라면서 “그것(사인)은 건강 문제이고, 다른 어떤 것과도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RFA는 사고 당시 현장에는 조직적인 줄은 없고 단지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고 지적한다.

한편 캄보디아에서는 부자들이 전통적으로 설을 맞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세뱃돈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속 꽁도 지난 몇 년간 세뱃돈을 뿌린 이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석유·호텔·카지노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캄보디아의 대표적 재벌이며, 38년간 집권한 훈 센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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