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200억 채권 샀다…‘정책 수혜 기업’만 골랐다?

미 정부윤리국 공개…반도체·금융 등 정책 수혜 기업 채권 집중 매입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연방준비제도(Fed) 본부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제롬 파월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연방준비제도(Fed) 본부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제롬 파월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두 달여 간 기업채권과 지방채를 대량으로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윤리국이 공개한 재정공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채권 매입 내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윤리국이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 최소 8,200만 달러(약 1,193억 원)를 투자했으며 상한 기준 총액은 3억 3,700만 달러(약 4,908억 원)를 넘어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트폴리오는 제삼자 금융기관이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투자 대상이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집중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빅테크·금융기업 채권 대규모 매입지방정부와 교육구가 발행한 지방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업채도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로드컴과 퀄컴 같은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메타, 홈디포, CVS헬스 등 대형 기업 채권을 사들였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같은 금융사 채권도 매입 목록에 포함됐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말 JP모건 채권을 매입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이 은행의 ‘엡스타인 연루 의혹’을 이유로 법무부 조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을 확보한 인텔 채권까지 포함되면서 정책 영향력과 투자 활동이 겹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신 “재취임 후 채권 매입 약 1455억 원 이미 넘겨”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8월 26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 후 몇 달 만에 채권을 1억 달러(약 1,455억 원) 이상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연준이 금리를 낮출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 중인 채권 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들이 활용했던 ‘블라인드 트러스트’ 방식 대신 자산 내용이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책 영향력과 투자 사이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총자산 최소 23조 2000억 원…암호화폐·골프장 수익 급증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제출한 연례 재정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암호화폐·골프 리조트·브랜드 사업 등에서 최소 6억 달러(약 8,730억 원) 수입이 발생했고, 총자산은 최소 16억 달러(약 2조 3,200억 원)로 집계됐다.

백악관 “대통령은 운용 개입 안 해”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 확대
thumbnail -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기자회견실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기자회견실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암호화폐 수익 증가가 전체 자산 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가족은 포트폴리오 운용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투자 종목 상당수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나 산업 지원 정책과 직접 연결돼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에도 영향…반도체·빅테크·금융 업종 변동성 커질 가능성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이해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대통령이 금리와 산업 정책을 좌우하는 위치에서 자신의 보유 자산과 겹치는 기업 채권을 계속 매입하는 것은 윤리 규범과 충돌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 매수한 반도체, 빅테크, 금융 업종은 한국 증시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그의 채권 투자 행보가 글로벌 채권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책과 개인 투자 간 충돌 논란이 이어질 경우 백악관과 월가의 긴장 관계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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