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3년, 중국은 주말에 병원 세워” 젠슨 황 발언에 美 여론 ‘들끓다’

“AI 경쟁은 기술 아닌 속도 싸움”…美 내부선 인프라·정치 구조 한계 지적

thumbnail -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상원 은행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상원 은행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중국보다 현저히 느리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공급력과 산업 추진력에서 중국이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황 CEO는 최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존 햄리 소장과 대담을 갖고 “미국에서 AI 슈퍼컴퓨터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착공부터 완공까지 3년이 걸리지만, 중국은 주말에 병원도 세운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포천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중국은 에너지 공급량이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며 “우리 경제가 더 큰데도 에너지 생산은 정체돼 있다. 그들의 에너지 곡선은 ‘수직 상승’인데, 우리의 그래프는 평평하다”고 비판했다.

◆ “AI 칩은 미국이 앞서지만…방심은 금물”

thumbnail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월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5’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월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5’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황 CEO는 다만 AI 칩 기술력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이 아직 몇 세대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이 제조 역량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빠른 추격을 경고했다.

황 CEO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국내 복귀) 정책과 AI 산업 투자 촉진에 대해 “엔비디아와 미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황 CEO는 지난달 초 “중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자 “중국은 미국보다 나노초(nanosecond) 단위로만 뒤처져 있다”고 해명했다.

◆ “AI 인프라 속도전”…미국, 규제·전력망 제약에 뒤처져

thumbnail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기술 콘퍼런스(GTC)’ 기조연설 행사 전 사전 프로그램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기술 콘퍼런스(GTC)’ 기조연설 행사 전 사전 프로그램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은 AI 붐 속에 데이터센터 건설이 폭증하고 있지만 인허가·전력 공급망 제약 등으로 공사 속도가 느린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업체 데이터뱅크의 라울 마르티넥 CEO는 “미국에선 향후 1년 안에 5~7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추가로 가동될 것”이라며 “이는 최소 500억 달러(약 73조 원)에서 최대 1050억 달러(약 154조 원)의 투자가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미국의 AI 인프라 확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나 중국의 ‘속도전’과 국가 주도형 에지 공급력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 야후뉴스 3400여 개 댓글 “인프라 지연은 규제·기업 탐욕 때문”

thumbnail -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해 10월 31일(현지시간)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 미소를 짓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해 10월 31일(현지시간)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 미소를 짓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야후뉴스 댓글란에는 하루 만에 3400개가 넘는 의견이 달리며 격론이 벌어졌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황 CEO의 지적에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책임 회피”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케네스)는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면 발전 설비까지 포함해 스스로 짓는 게 맞다. 세금으로 전력망을 지원받을 생각을 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폴)는 “테크기업들은 인프라 비용을 사회에 떠넘긴 채 수익만 챙긴다”며 “주변 도로와 생활환경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 몫”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크리스 G라는 이용자는 “미국 전력망은 민영화돼 있어 ‘수요에 딱 맞게’만 운영된다. 여유 용량을 만들면 이익이 줄어드니 항상 전력 부족 구조가 된다”고 했고, 이용자 패스트는 “규제와 안전 인허가는 필요하지만 관료주의와 로비 때문에 일정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49er존’이라는 이용자는 “메타 프로젝트 기준으로 착공부터 가동까지 6개월 남짓이면 된다”며 “3년은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익스펜더블 에세츠’는 “문제는 공사 기간이 아니라 전력망”이라며 “데이터센터를 세워도 감당할 전기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빠른 건 사실이지만 안전기준과 노동환경을 무시한 결과”(로버트), “병원을 주말에 세운다지만 품질은 믿기 어렵다”(릭) 등 회의론도 다수였다.

일부는 정치 구조 차이로 원인을 돌렸다. “중국은 한 사람이 모든 결정을 내리지만, 미국은 이익집단이 얽혀 결단이 늦다”(대럴), “중국은 엔지니어가 나라를 이끌고, 미국은 변호사가 이끈다”(그렉) 등의 댓글이 높은 공감을 얻었다.

◆ “속도 vs 안전”…정책 신뢰의 문제로 번져

황 CEO의 발언은 단순한 산업 비교를 넘어 ‘민주주의 국가의 효율성과 사회적 합의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댓글 다수는 “중국의 속도에는 이유가 있다. 규제와 안전을 생략한 결과일 뿐”(퍼플필)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미국의 정치적 무능과 인프라 투자 부족이 자초한 결과”(스테번, TX3롬)라는 자성도 잇따랐다.

결국 젠슨 황의 발언은 ‘AI 패권 경쟁의 속도전’이 단순한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 정치·에너지·규제·책임 구조 전체의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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