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도 긴장…AI배우 팡타오즈, 이번에는 패션지 커버까지 점령 [여기는 중국]



중국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가상 배우 팡타오즈(方桃子)가 중국판 코스모폴리탄의 디지털 화보를 장식했다. 숏드라마로 이름을 알린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패션계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AI 연예인의 상업성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10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판 코스모폴리탄은 지난달 27일 팡타오즈를 모델로 내세운 ‘코스모 크러시’(COSMO CRUSH) 화보를 공개했다.

‘프리즘 너머’를 주제로 제작된 화보에는 팡타오즈가 다양한 의상을 입고 실제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 모습이 담겼다. 피부 질감부터 머리카락과 표정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언뜻 보면 AI로 만든 인물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 매체들은 팡타오즈를 ‘중국 5대 여성 패션지 계열 화보에 등장한 최초의 AI 가상 배우’라고 소개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화보는 코스모폴리탄 종이 잡지의 정식 표지가 아니라 잡지사가 운영하는 디지털 화보 콘텐츠다.

팡타오즈는 지난 6월 공개된 AI 숏드라마 ‘해고된 소녀’(被裁掉的女孩)의 주인공이다. 모델을 꿈꾸며 대도시로 올라온 여성이 외모와 배경을 중시하는 업계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등장인물의 얼굴과 목소리, 동작을 모두 AI로 구현했다.

이번 화보가 눈길을 끈 것은 작품 속 캐릭터였던 팡타오즈가 실제 연예인처럼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팡타오즈는 별도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화보 촬영과 출근, 운동 등 일상을 공개하고 팬들과 댓글로 소통하고 있다.

광고시장에서도 몸값이 크게 뛰었다. 중국 광고 플랫폼에 공개된 팡타오즈의 60초 광고 영상 단가는 25만 8000위안(약 5145만원)에 달한다.

이는 운영팀이 제시한 희망 가격으로 실제 계약 금액이나 수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팔로워가 약 40만명인 가상 인물의 광고 단가가 팔로워 100만명을 보유한 일부 실제 인플루언서보다 높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빠르게 커진 영향력만큼 광고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팡타오즈가 최근 컬러 콘택트렌즈 홍보 영상에서 “하루 종일 착용해도 편안하다”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이다.

실제 눈도 없고 제품을 착용할 수도 없는 AI 캐릭터가 직접 사용한 것처럼 착용감을 설명하자 비판이 쏟아졌다. “AI가 렌즈의 착용감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소비자가 실제 사용 후기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해당 광고 영상은 삭제됐다.

이번 코스모폴리탄 화보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무명 모델과 신인 배우가 어렵게 얻는 자리를 AI가 차지했다”,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학습해 만든 인물이라면 초상권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패션 화보도 하나의 창작물이므로 모델이 반드시 실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촬영 장소나 의상, 일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 새로운 표현 방식”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팡타오즈의 패션계 진출은 AI 캐릭터도 작품과 팬덤, 광고를 연결해 실제 연예인처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시에 광고에 AI 캐릭터라는 사실을 어디까지 밝혀야 하는지,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제품의 효과를 AI가 표현해도 되는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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